발칙한 예술유희 _ 존 발데사리

2021-01-13 · ART_PHOTO

대표 이미지

John Baldessari, Studio, 1988, Lithografie und Siebdruck auf Papier © Pinakothek der Moderne/Courtesy of John Baldessari Estate

 

지난 2020년 1월, 존 발데사리(John Baldessari, 1931~2020)가 세상을 떠났다. 그를 향해 전 세계 매체들은 ‘가장 영향력 있었던 미국의 개념미술가’라는 평을 쏟아내며 안타까워 했다. 존 발데사리는 회화와 텍스트는 물론 사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예술적 시도를 선보였다. 무엇보다 그가 작가로서 보인 과감한 행보는 미술 애호가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13년간 작업한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회화작품을 불태운 1970년 ‘화장 프로젝트(Cremation Project)’가 대표적인 예다. 경계에 집착하지 않는 개념미술가로 새롭게 태어나겠다는 선포식처럼 보인 그 퍼포먼스 이후, 존 발데사리는 더이상 평범한 미술가가 아니었다.

 

John Baldessar, The Fallen Easel, 1988 Lithografie und Siebdruck auf Papier und Aluminiumplatten © Pinakothek der Moderne/Courtesy of John Baldessari

 

<Dots> 시리즈는 존 발데사리의 발칙한 스타일이 잘 묻어난다. 그는 전시 개막식이나 시상식을 촬영한 사진, 그리고 할리우드 영화의 스틸사진을 차용했다. 그리고 사람들 얼굴에 점을 찍듯 노랑, 파랑, 빨강 등 알록달록한 색을 칠했다. 기념사진과 영화에서의 진중한 분위기를 보란 듯 무너트리려 했던 그의 시도가 유쾌하게 다가온다. “아직도 사람들이 나를 얼굴에 점을 찍는 남자로 기억한다.”고 했던 존 발데사리의 말처럼, 그의 대표작 중 하나가 된 작업이다.

 

John Baldessari, Falling Star, 1989-1990, auatinata und photogravur auf papier © Pinakothek der Moderne/Courtesy of John Baldess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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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발데사리는 40대까지 평범한 화가이자 미술교육자였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예술대학에 재직하며 변화를 감행한다. “지루한 예술은 안 할 것이다.”라던 그의 말처럼, 일상의 소재와 막연히 떠오르는 생각을 작품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도록 학생들을 독려했다. 자신 역시 그때부터 사진을 차용하고, 이해하기 힘든 텍스트를 작품에 배치하는 등 실험적인 시도를 이어갔다. 르네상스 화가 조토 디 본도네(Giotto di Bondone), 안드레아 만테냐(Andrea Mantegna) 등을 존경하며 정통 회화를 추구했던 그의 과거와는 대조된다. 이 행보를 통해 그는 개념미술의 거장이자 명성 자자한 미술교육자로 거듭나기에 이른다. 바바라 블룸, 마이크 캘리 등 내로라하는 미국 예술가들을 탄생시켰다.

 

John Baldessari, Man Running / Men Carrying Box, 1988-1990, silbergelatinebzuge, vinylfarbe und olfarbentoung © Pinakothek der Moderne/Courtesy of John Baldessari

 

오는 7월 5일까지 독일 뮌헨의 피나코텍 미술관(Pinakothekder Modern)에서 소장하고 있던 존 발데사리의 작품을 공개한다. 새삼 “감자 껍질을 벗기는 단순한 작업도 그것이 의식을 가진 행위라면 예술이 된다.”고 했던 요셉 보이스의 말이 떠오른다. 시대 경향보다 소신을 지켰던 존 발데사리의 인생이 결국에는 하나의 개념미술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