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들을 위한 시 _ 하다원

2021-01-19 · ART_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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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 같은데 어딘지 모르게 생경하고 이질적인 사진이다. 유독 가운데 것에만 생채기가 나 있는 과일, 모래 언덕 경사면에 파묻힌 나뭇가지. 하다원은 작고 사소하지만 저마다의 의미를 가진 것들, 지저분하고 추한 것들과 대화를 나눈다.

 

 

아무리 스마트폰 카메라가 대중화되었다고 하지만, 아직은 일반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잊고 지내다 인화된 후 확인했을 때의 감흥이 훨씬 크다. 하다원은 사람과 사물, 풍경 같은 상황의 우연한 조우가 만들어내는 생경한 감정을 포착한다. 그에게 사진이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을 담아내고, 허름한 것, 터무니없는 것, 일상의 하찮은 것을 달리 보이게 하는 힘을 가진 매체다. 불연속적인 사진을 통해 불완전하지만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작업을 해나가는데 큰 의지가 된다. 비슷한 맥락으로, 하다원에게 사진은 시와 가깝다. 시를 읽을 때면 낯선 단어들이 조합돼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느낌이란다. 소설처럼 구체적이고 길진 않지만, 사진도 이미지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은가.

 

 

하다원은 매일 지니고 다닐 수 있는 가볍고 편한 카메라를 선호한다. 그의 곁엔 올림푸스 똑딱이가 찰떡처럼 붙어있다. 미리 어떤 작업을 염두에 두는 경우가 아니라면, 필름은 시중에서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을 사용한다. 하다원은 “어떤 순간에 사진을 찍게 될지 셔터를 누르기 전까진 알 수 없지만, 감정적으로 촬영 대상과 일종의 관계를 형성한다고 느낄 때 사진을 찍는다.”라고 말한다. 시간이 흐르면 내면에 변화가 생기는 것처럼 마음이 동하는 순간도 늘 달라지니, 어느 장소에 있건 늘 기민하게 온몸의 감각을 열고 있는 편이다. 많이 걷고, 보고, 언제 어디서든 사진 찍을 준비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는 무엇을 하든 느린 축에 속하는데, 예전엔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지금은 사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다. 나만의 시간과 속도로 쉽게 놓치기 쉬운 것들을 주의 깊게 바라보고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다원은 거대하고 화려한 것보다 작고 사소하지만 중요한 관계, 끊임없이 변하는 감정에 집중하며 작업한다. 지저분하거나 추한 것들에 마음이 동할 때도 있다. 그는 “아름다운 걸 보면 예뻐서 찍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를 보면 동정·연민과 함께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라고 설명한다. 자신의 내면과 맞닿아 있는 듯한 느낌 때문이다. 사실 우리네 삶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주어진 환경은 결국 변하며, 사람들의 관계와 그 마음도 시간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원치 않는 순간 겪어야 하는 변화 역시 여전히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제야 왜 그의 사진에 자꾸 눈길이 가는지 알겠다. 늘 화려하지만은 않은 인생, 언젠가 나도 사소한 존재가 될 수 있음을 자각했기 때문이리라. 그의 소박한 사진이 나직한 위로로 느껴지는 이유다. 이런 모순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위해 하다원은 오늘도 거리를 헤맨다.

 

하다원 개인의 이야기를 절제된 프레임으로 서술하는 작업을 한다. 작은 시골 마을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그 덕인지도시보다는 자연, 복잡한 것보다는 조용한 걸 좋아한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 카메라를 처음 잡은 후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dawonh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