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가로서 다른 사진가의 작품을 수집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본격적으로 사진을 컬렉션하기 시작한 지는 3년쯤 됐다. 거의 다 국내 작가 작품들로 현재 60점 정도 된다. 작가만 해도 40명쯤 되다 보니 연령은 물론이고, 작품 스타일 역시 다양하다. 권도연, 김천수 등 젊은 작가를 포함해서 민병헌, 이갑철, 황규태 등 원로 작가에 이르기까지, 폭이 넓은 편이다. 작업실을 새롭게 마련했는데, 그 공간에 평소 보고 싶고 좋아하는 작품들을 걸어두고자 했던 것이 사진 컬렉션을 시작한 계기다. 현재 작업실에 20여 점을 디스플레이 해두었다. 실내에서 더 많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미닫이 문을 중첩시켜 놓았다. 수장고에도 여러 작품들이 있어서 수시로 교체한다. 새로운 작품으로 디스플레이 하면 공간도 기분도 새로워진다.
컬렉션 기준이 궁금하다.
전적으로 ‘취향’이다. 시각적으로 끌리는 것, 평소 미니멀한 사진을 좋아하다 보니 상당수는 그렇다. 물론 개념적인 작업도 선호한다. 예전에 했던 일이 건축이다 보니, 공간이나 도시 관련 사진에도 관심이 있다. 현재 수집한 작품 중에는 다큐멘터리 사진도 있지만 대부분은 컨템포러리 아트다. 국내 웬만한 작가들의 대표 작품은 한두 개 씩 갖고 있다. 이갑철 작가의 작품은 네 개나 있다. 작가군을 최대한 다양하게 하면서 가급적 당대에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폭넓게 아우르고자 한다. 현재 소장하고 있는 작품 사이즈는 대부분 크다. 소품은 거의 없다. 이유? 큰 작품을 좋아하는 것 말고 특별한 이유는 없다.
모던한 작품도 있지만, 전통 방식으로 작업한 아날로그 작업도 꽤 보인다.
민병헌, 이정진 작가의 젤라틴실버 프린트, 그리고 김수강의 검프린트는 그 작업 과정만 보더라도 상당히 의미가 있다. 이런 유형의 작업들은 실제 프린트를 보면 아날로그 특유의 감성과 힘이 느껴진다. 컨템포러리 작품만 수집하다 보면 한쪽에 치우칠 수 있기 때문에 컬렉션에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아날로그 작품을 꾸준히 수집하려고 한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젊은 작가들의 전시를 좀 더 많이 보러 다닐 생각이다. 젊고 역량 있는 사진가들이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야 사진 시장이 활발해질 것이다. 아울러 ‘컬렉터 그룹’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사진 수집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주기적으로 만나 정보도 공유하고 친목 도모도 한다면 분명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다.
윤승준’s Photo Collection

이완교
무게감이 느껴지면서도 미니멀한 감각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원로 작가의 작품이라고 보여지지 않을 정도로. 이미지를 보고 있자면 내 자신이 한없이 침잠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더 마음에 든다.

황규태
원로 작가의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실험적인 이미지다. 사진계에 한 획을 그은 선배 사진가이기도 하다. 종종 만나 교감하는 이유다. 픽셀을 그만의 감각으로 자유자재로 변형하고 창조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을 만 하다.

임안나
최신작은 아니지만 작가의 대표작인 무기 시리즈 중 하나라는 점에 의미를 두고 수집했다. 동시대 활발하게 활동하는 여성 사진가이기도 하니까.

박찬민
건축, 도시 관련 사진을 좋아하다 보니 박찬민 작가의 작업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홍콩이라는 도시를 그만의 눈으로 바라보았고, 그것을 모던한 감각으로 잘 표현해냈다.

김진희
재작년 북서울미술관에서 열린 전시를 보고 한눈에 반했다. 사진을 찍고 그 위에 자수를 놓는 과정이 이색적인 것도 있지만, 일단 시각적으로 끌린다. 무엇보다 세월호를 주제로 한 개념적인 사진이어서 더욱 마음이 움직였다.

김수강
검프린트로 작업하는 작가는 국내에 몇 안 된다. 그만큼 과정이 복잡하고 내공이 필요한 일이다. 김수강의 작품은 검프린트 특유의 맛이 있지만
이미지 자체가 미니멀 해서 더욱 마음이 간다. 현대적인 작업 못지않게 아날로그 프린트에도 애정이 있다.

권도연
룩스갤러리 전시에서 작품을 보고 선뜻 구매를 결정했다. 개념적인 작품인 것도 마음에 들었지만 무엇보다 권도연 작가가 지닌 소신과 진지함에 이끌렸다. 당시 전시되었던 작품은 더 컸지만 작업실 공간에 맞게 리사이징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