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정도의 크기와 산뜻한 오렌지 컬러가 눈길을 끄는 이 사진집은 매거진B 에디터 서재우가 지난 3년간 여행하며 마주한 해외 풍경과 에세이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이 하나의 이미지로 보였으면 좋겠다.”라는 그의 말처럼 다양한 사진이 일관된 감성으로 한 권에 압축되어 있다. 사진 속 장소들은 러시아, 쿠바, 체코, 뉴욕 등 다양하다. 여행하며 촬영한 풍경 사진들이 특별하게 와닿는 이유는 그가 여행자의 시선으로 셔터를 눌렀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다. 현지인들의 친근한 일상은 물론이고, 주목하기 힘든 사소한 물건을 포착한 장면들 속에 그의 세심함이 담겨 있다. 책을 만드는 것을 업으로 삼기 때문일까. 그 특유의 섬세한 정성이 책과 페이지 속에서 고스란히 느껴진다. 책을 펼치는 순간, 선물처럼 비닐에 들어있는 사진엽서가 특히 인상적이다. 그리고 사진 뒷면에 ‘지금 당신에게 보내는 용기를 받아주세요’라는 저자의 메시지 역시 섬세함으로 다가온다. 한편, 이 사진책 속 하이라이트는 그의 글이다. ‘현란하고 새로운 것만이 아름답다면, 영혼이 죽어버린 도시가 될거야.’라는 구절처럼 그의 에세이는 감성적이고 솔직해서 생각할 거리를 준다. 가끔 기분이 먹먹할 때, 이 책을 꺼내 사진을 보고 글을 읽다 보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