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일탈하기

2021-03-23 · ART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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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배우, 에디터, 뮤지션이 여행, 일상, 반려동물을 담은 사진집을 출간했다. 감성이 묻어나는 사진과 진솔한 글이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우리에게 따사로운 감정을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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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이미지가 된 책 서재우 <Trash>


출판사 폴라웍스 아트코 구성 소프트커버, 240x190mm, 252페이지 가격 2만2천 원



손바닥 정도의 크기와 산뜻한 오렌지 컬러가 눈길을 끄는 이 사진집은 매거진B 에디터 서재우가 지난 3년간 여행하며 마주한 해외 풍경과 에세이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이 하나의 이미지로 보였으면 좋겠다.”라는 그의 말처럼 다양한 사진이 일관된 감성으로 한 권에 압축되어 있다. 사진 속 장소들은 러시아, 쿠바, 체코, 뉴욕 등 다양하다. 여행하며 촬영한 풍경 사진들이 특별하게 와닿는 이유는 그가 여행자의 시선으로 셔터를 눌렀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다. 현지인들의 친근한 일상은 물론이고, 주목하기 힘든 사소한 물건을 포착한 장면들 속에 그의 세심함이 담겨 있다. 책을 만드는 것을 업으로 삼기 때문일까. 그 특유의 섬세한 정성이 책과 페이지 속에서 고스란히 느껴진다. 책을 펼치는 순간, 선물처럼 비닐에 들어있는 사진엽서가 특히 인상적이다. 그리고 사진 뒷면에 ‘지금 당신에게 보내는 용기를 받아주세요’라는 저자의 메시지 역시 섬세함으로 다가온다. 한편, 이 사진책 속 하이라이트는 그의 글이다. ‘현란하고 새로운 것만이 아름답다면, 영혼이 죽어버린 도시가 될거야.’라는 구절처럼 그의 에세이는 감성적이고 솔직해서 생각할 거리를 준다. 가끔 기분이 먹먹할 때, 이 책을 꺼내 사진을 보고 글을 읽다 보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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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하고 유쾌한 일기처럼 더 콰이엇 <마이크로스코프 1호 : Anywhere Anyone>


출판사 어반북스 구성 소프트커버, 240x320mm, 60페이지 가격 2만5천 원



매번 다른 공연장을 향하는 발걸음도 어쩌면 여행의 일부일지 모른다. 무대 위에서 음악이 가진 힘과 리듬으로 관객을 전율시키는 더 콰이엇. 그는 힙합이 아닌 사진으로 또 다른 재능을 발휘한다. 그가 카메라를 들기로 결심한 건 3년 전 유럽투어 영향이 컸다. 여유로운 거리, 이국적인 건축물과 날씨가 그를 매혹시켰기 때문이다. 당시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은 불만족스러웠고, 한국에 귀국하자마자 카메라를 구입해 틈틈이 찍기 시작했다. 그는 해외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유쾌하면서도 인간미 느껴지는 결정적 장면과 마주할 때 카메라를 들었다.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웃고 있는 아이, 귀여우면서 엉뚱함을 자아내는 동물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다. 그의 인간미 넘치고 해맑은 성향이 사진에 스며든 것이다. 그의 사진집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또 있다. 동료 가수와 자신의 일상을 찍은 사진들이다. 어떤 포토그래퍼도 담지 못하는 그들과의 일상을 친구의 시각으로 담은 셈이다. 그는 “내가 좋아하면서 사람들이 함께 보면 좋겠다 싶은 사진들로 책을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이 책의 특별함을 알게 해주는 말이자, 뮤지션인 그가 라이카 카메라로 써내려간 사진 일기가 인상 깊게 다가오는 이유다.




 

 

 

 

 



 

 

 

 


 

사랑과 위로가 필요하다면 구혜선 <나는 너의 반려동물>
 

출판사 꼼지락 구성 소프트커버, 130x185mm, 152페이지 가격 1만3천 원



언어가 통한다고 대화가 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반려동물은 사람 이상으로 최고의 대화상대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은 배우이자 영화감독, 작가이기도 한 구혜선이 자신의 반려동물 모습을 기록한 사진 에세이다. 책 속에는 감자, 순대, 망고 등 독특한 이름을 가진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그녀의 소중한 일상과 60편의 에세이가 담겨 있다. 반려동물은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고 따듯하게 만드는 존재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위안, 돌봄, 공존 등 반려동물이라는 소중한 존재로부터 그녀가 느낀 감동은 물론 노환, 죽음 등 언젠가 맞이해야 할 이별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구혜선 특유의 담담하면서도 솔직한 문체가 특징이기에 글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반려동물의 우스꽝스럽고 귀여운 장면이 담긴 사진을 통해 애정 넘치는 그녀의 시선과 감정에 공감하게 된다. 사람은 배신해도, 동물은 절대 주인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여성이자 예술가이고 유명 연예인이기에 그녀는 특유의 외로움을 안고 살았을지 모른다. 그 감정을 달래고 채워주는 존재가 동물이라는 사실이 책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보는 이의 마음을 짠하게 만든다. 그녀에게는 영원히 성장하지 않을 아이들인 반려동물. 책 속 사진과 작가의 글이 보는 사람의 외로운 감정마저 달래주는 듯하다.




 
 
 
 
 



 

 

 

 

 


 

섬의 템포를 담아 손스타 <거리의 거리>


출판사 송송책방 구성 하드커버, 182x240mm, 348페이지 가격 3만4천 원



밴드 체리필터의 드러머이자 사진가인 손스타의 책이다. 그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하와이, 싱가포르, 스리랑카 등 해외 다양한 섬을 여행하며 카메라를 들었다. 책 속에는 낯설지만 특유의 여유로운 풍경을 간직한 아름다운 섬들이 가득하다. 이 사진집을 보며 여유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그가 포착한 그곳 사람들의 일상 때문이다. 이방인이지만 아름다운 순간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짧은 순간이나마 그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갔을 작가의 모습이 사진을 통해 전달된다. 두툼한 책 두께만큼이나 이미지들이 페이지 가득 실려 있다. 시원시원하게 펼쳐진 사진들 덕분에 강렬한 햇빛과 시원한 바람이 넘실거렸을 섬의 모습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이 책을 빛내는 것은 작가가 솔직하고 담백하게 써내려간 글이다. 그가 마주했던 실제 풍경을 상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한편, 뮤지션답게 그는 촬영 당시 거리를 걸으며 계속 움직이는 사람들 모습에서 낯선 템포를 발견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풍경을 보며 그가 느꼈을 리듬과 하모니가 사진 속 특유의 구도와 분위기로 살아난 느낌이다. 페이지를 천천히 그리고 끝까지 넘기다 보면 “그에게 사진을 찍는 행위는 삶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일이겠다.”라는 가수 이적의 말에 동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