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노출로 촬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그럼에도 많은 사진가들이 종종 노출 실패를 경험한다 . 애석하지만, 기사의 주인공 밥 역시 예외는 아니다. 카터 아저씨가 밥에게 조언하는 촬영 단계에서의 노출 요령.

Talk 1 밥의 사진이 밝게 촬영된 이유
오늘도 평화로운 작업실. 사진작가 카터와 그의 제자 밥은 컴퓨터 앞에 앉아 각자 일을 하고 있다. 이윽고 카터가 침묵을 깬다.
카터 : 밥, 리터칭은 즐거운 마음으로 임해야지. 필름시절 약품 속에서 서서히 사진이 드러나는 순간처럼 가장 설레는 시간이잖니. 왜 그렇게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는 거야?
밥 : 카터 아저씨, 최악이에요. 얼마 전 다녀온 출사에서 촬영한 사진을 보니 노출이 엉망이네요. 분명 아저씨가 알려준 대로 노출보정 기능까지 적극 활용했는데 말이에요. 무엇이 문제일까요?
카터 : 보자보자. 이런! 사진들이 죄다 밝잖아.
밥 : 카메라가 고장이라도 난 걸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분명 현장에서 사진을 확인했을 때에는 괜찮게 보였는데 말이에요.
카터 : 현장에서 사진을 확인했다라…. 나는 원인이 무엇인지 알 것 같구나. 카메라의 모니터를 너무 맹신한 탓이야. 특히 이 사진을 찍은 날처럼, 너무 화창해서 주변이 유독 밝거나 너무 어두운 곳에서 촬영하면 이런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지.
밥 : 앵,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 주세요.
카터 : 너의 경험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거야. 간단히 생각해보자. 밤에 자다가 화장실에 가고 싶어 눈을 뜬 적이 있을 거야. 너는 시간을 보기 위해 무심코 스마트폰을 켜겠지. 그리고 곧 강렬한 눈부심을 느낄 거야. 너무 밝아 보여서 말이야. 사람 눈은 늘 주변 환경에 적응하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야. 어두운 곳에 있으니 눈은 더 밝게 보기 위해 동공이 커진 상태이고, 이 상태에서 스마트폰을 켰기 때문에 화면이 더욱 밝게 보이는 것이지. 그렇다면 카메라 화면도 마찬가지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밥 : 아하! 이제 깨달았어요. 그럼 지난 촬영 때는 제 동공이 작아진 상태로 모니터를 봤기에 사진이 실제보다 어두워 보였겠군요.
카터 : 그렇지. 너는 사진이 왜 이렇게 어둡게 나오는지 의문을 가지며 계속 노출보정을 +로 옮겼을 것이고. 그러니 사진이 밝게 촬영된 거야.
Talk 2 카메라 모니터를 맹신하지 말 것
밥 : 그러면 이런 상황을 맞닥뜨리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카터 : 가장 간단하게는 카메라의 모니터 화면 밝기를 조절하는 방법이 있지. 화면을 항상 주변 환경보다 살짝 더 밝게 해주면 돼. 촬영하기 전 늘 세팅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을 거야. 이 역시 완벽한 해결책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밥 :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카터는 의자에서 일어나 조명 스위치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그가 조명을 끄자 작업실은 완전히 어두컴컴한 상태가 된다. 그리고 능숙한 손놀림으로 카메라의 모니터 화면을 가장 어둡게 설정한다. 그리고 미리 찍혀 있던 사진 한 장을 밥에게 보여준다.
카터 : 봐봐, 이처럼 어두운 곳에서 카메라의 화면을 어둡게 만들면 밝기는 적절하게 관찰할 수 있지. 하지만 화면을 어둡게 함으로써 나타나는 디테일 손실은 내 동공이 커졌다고 볼 수 있는 게 아니야. 여기 암부의 이 부분은 디테일이 잘 드러나는 곳이야. 하지만 모니터를 어둡게 하니 여기가 잘 보이지 않지? 이런 경우는 밝은 곳에서도 마찬가지야.
카터가 다시 불을 켠다.
카터 :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야. 카메라 모니터의 밝기 조절에는 한계가 있지. 햇빛이 강렬한 정오의 환경에서 주변보다 더 밝게 모니터를 조절할 수 있는 카메라는 흔하지 않을 거야. 완전히 어두컴컴한 환경에서도 마찬가지이고.
Talk 3 정답은 히스토그램
밥 : 혹시 히스토그램을 보면 해결할 수 있지 않나요? 다들 히스토그램이 중요하다고 말하기는 하는데, 용도나 사용법을 명확하게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네요. 봐도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요.
카터 : 그래도 틈틈이 사진에 관해서 찾아보나봐. 기특하다, 정확해!
밥 : 카터 아저씨, 현기증 날 것 같으니까 빨리 자세히 좀 알려주세요.
카터 : 히스토그램은 디지털 사진이 표현할 수 있는 밝기를 총 256단계로 구분하고, 픽셀 하나하나의 밝기를 이에 대입해 톤 분포를 그래프로 만든 것이란다. 모니터는 환경에 따라 달라 보일 여지가 있지만, 히스토그램은 수치를 기반으로 만든 그래프이니 가장 객관적으로 밝기를 확인할 수 있지.
밥 : 조금 어렵지만 어렴풋이 개념은 알 것 같아요. 근데 이걸 안다고 해서 촬영 때마다 정확한 노출로 촬영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사람들이 왜 그렇게 히스토그램에 목 매는지 모르겠네요.
카터가 밥의 얼굴을 잠깐 응시하더니 고개를 휘젓는다.
카터 : 아직 너가 히스토그램을 보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단다. 히스토그램을 보는 요령이 생기면 사진이 밝은지 어두운지 정도는 충분히 유추할 수 있지. 밥, 리터칭을 한다는 가정 하에 사진가가 노출을 줄 때 가장 신경을 써야 할 게 무엇이라고 생각하니?
밥 : 아무래도 정확한 노출을 맞추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카터 :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단다. 당장 눈에 보이는 밝기가 아니라, 보정을 끝마치고 나서 가장 손실이 적은 노출로 촬영하는 것이 중요해. 이를 위해서는 단 한 번의 노출로 최대한 많은 데이터 값을 획득해야 하지. 즉, 최대한 많은 디테일이 히스토그램 안으로 들어오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사진이 너무 밝아서 히스토그램의 오른쪽 제일 끝이 높게 치솟았다면 하이라이트 디테일이 손상된 거야. 반대의 경우라면 섀도 디테일이 손상된 것이고. 명암의 차이가 너무 강해서 하이라이트와 섀도 디테일 모두를 히스토그램에 집어넣을 수 없다면, 하이라이트 디테일을 조금 더 우선으로 챙기는 게 좋아. 하이라이트보다 섀도가 밝기 조절로 디테일이 드러날 확률이 더 높거든.
밥 : 하아, 너무 어려워요. 이해한대로 정리해볼게요. 카터 아저씨 오늘도 많이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