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숙
<삼불경>은 이중잣대에 가까운 우리 시선을 차용, 유쾌한 분위기에서 사진을 ‘본다’라는 행위를 생각해볼 수 있는 전시다. 또한, 누군가의 작업 앞에 서서 무언가를 꿰뚫는 시선을 갖고 있다고 믿는 우리에게 바치는 일종의 자화상 같은 전시이기도 하다. 잠시 이러한 날카로운 시선이 나에게 쏠리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나라는 존재가 매우 낯설게 다가오지 않는가.
<삼불경>은 ‘왜 매체는 여성을 관음의 대상으로 다루는가?’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김지숙의 <I See You>와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모티브로 하는 이언경의 <솜사탕과 부처>로 구성된다. 일견, 둘 사이에는 교집합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김지숙과 이언경의 작업을 의식의 흐름에 따라 감상하다 보면, ‘시선’이라는 공통의 펀치라인을 발견할 수 있다. 마치 ‘자연스러움’과 ‘인위적’을 오가는, 겉과 속이 다른 시선이랄까.
김지숙과 이언경의 작업에서 파생된 ‘시선’을 풀어내기 위해 빌린 단어는 ‘불경’이다. 하나는 ‘놀라서 보는 게 아니다’라는 의의의 불경(不?), 다른 하나는 ‘예의가 없다’를 뜻하는 불경(不敬), 마지막은 ‘불교의 경전’을 가리키는 불경(佛經)이다. 하나의 음(音)을 가진 단어가 쓰임새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것처럼, <삼불경>은 대상이 이미지 표면 위에 ‘안착’했을 때 대상의 본디 기능과 형태는 촬영자가 아닌, 수용자에 의해 재정의될 수 있음을 살펴보는 데 의의가 있다.
장소 와이아트갤러리 기간 04.02~04.15 문의 02-579-6881


이언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