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옥, 예술을 품다

2021-05-20 · ART_BOOK

대표 이미지

(왼쪽) 신용산역 1번 출구에서 아모레퍼시픽 사옥으로 향하는 길에 마주할 수 있는 작품. ⓒ Olafur Eliasson

(오른쪽) 직원 전용 공간 5층 루프가든에 위치한 작품, 외부에서는 한강로동 주민센터 옆 공원에서 볼 수 있다. 있다. ⓒ Leo Villareal

 

용산 아모레퍼시픽 _ 올라퍼 엘리아슨, 레오 빌라리얼

2017년 완공된 아모레퍼시픽 본사 신사옥에는 두 점의 대형 공공미술품이 설치되어 있다. 바로 ‘올라퍼 엘리아슨’의 <Overdeepening>과 ‘레오 빌라리얼’의 <Infinite Bloom>이다. 이들 작품은 건물이 완공되기 수 년 전부터 아모레퍼시픽과 협의를 거쳐 제작됐다. 기업의 철학과 건물 디자인을 고려해 기획된 작품인 만큼, 작가의 아이덴티티와 세련된 건물의 느낌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Overdeepening>은 두 개의 반원형 고리가 지름 12m의 미러 스테인레스 원반을 지지하고, 지면에는 같은 크기의 원형 수반이 설치되어 있다. 그 형태가 끝없이 이어지는 U자형 빙하 계곡을 연상시키며, 거울과 수반의 표면 너머로 공간이 무한히 확장되는 경험을 제공한다. 한편 <Infinite Bloom>은 5층 천장에 위치한 미디어작품으로 작가가 제작한 프로그램에 따라 2만 2천여 개의 LED가 빛의 밝기, 방향, 속도, 지속시간 등을 바꾸며 생명과 에너지가 피어나는 추상적인 형상을 그려낸다.

 

엠에스오토텍 아산 공장에 설치된 사진작품. ⓒ 임채욱

 

아산 엠에스오토텍 _ 임채욱

자동차부품 업체 엠에스오토텍의 아산 공장과 안양연구소에는 설악산의 절경을 담은 대형 사진작품 두 점이 숨 쉬고 있다. 자동차 부품과 설악산, 다소 생소한 조합이지만 이 둘은 의외의 하모니를 연출한다. 임채욱의 산 사진에 깊은 인상을 받은 엠에스오토텍 대표의 제안으로 성사된 이 프로젝트는 자칫 경직되기 쉬운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이곳에 설치된 두 작품은 5미터, 6미터에 이르는 대형 작업이다. 날마다 작품을 대하는 직원들은 ‘회사에서 설악산의 웅장한 풍경을 바라보고 정기를 받고 있다’고 말한다. 미술관 밖에 설치된 예술작품이 그 가치를 발하는 순간이다.

 

인등산 숲 풍경이 로비 전면을 압도하는 SK 에코랩 전경. ⓒ 김병훈

 

판교 SK 에코랩 _ 김병훈

판교에 위치한 SK 에코랩(SK 케미칼 사옥)에는 사진가 김병훈의 대형 사진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언뜻 봐도 지상 3개층에 달하는 높이가 인상적이며, 마치 숲에 둘러싸인 듯한 느낌을 준다. 이는 SK그룹 故 최종현 선대 회장이 숲 가꾸기에 남다른 공을 들인 사실을 알게 된 작가가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기획한 작업이다. 선대 회장은 충주 인등산을 중심으로 수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국토를 가꾼 인물이다. 인등산에서 촬영된 사진은 2011년, 강화유리 뒷면에 특수 프린트되어 SK 에코랩에 설치되었다. 건물과 하나가 된 사진작품을 통해서 숲을 위해 헌신한 선대 회장의 정신을 색다른 방식으로 계승한 셈이다.

 

뉴욕의 랜드마크 <LOVE>가 한국에 상륙했다. ⓒ Robert Indiana

대신파이낸스센터를 방문한 사람들을 1층에서 맞이하는 회화작품. ⓒ 김병종

 

중구 대신파이낸스센터 _ 김병종, 로버트 인디애나

대신파이낸스센터(대신증권 사옥) 입구에는 미국의 팝아티스트 로버트 인디애나의 <LOVE>가 있다. 너무도 유명한 이 작품은 뉴욕 맨해튼 6번가에 있는 <LOVE>와 동일한 사이즈이지만, 바깥쪽은 파란색 안쪽은 붉은색으로 뉴욕의 것과 색 조합이 반대로 이루어져 있다. 고층빌딩 숲 사이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잠시나마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작품이다. 이 건물 1층 로비에는 화가 김병종의 회화작품 <카리브·어락Ⅱ>이 있다. 따스한 시적 울림이 있는 이미지로 소년이 카리브 해변 속으로 뛰어드는 모습이 청량감을 선사한다.

 

이명호 작가의 작품 <tree...#7>가 설치된 동화컬처빌리지. ⓒ 이명호

 

남양주 동화컬처빌리지 _ 이명호

이보다 더 조화로울 수 있을까. 나무 뒤 캔버스로 완성한 <Tree> 시리즈의 이명호 사진가와 목재 사업으로 꾸준히 성장해온 동화그룹이 만났다.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동화그룹 연수원 동화컬처빌리지 벽면에는 이명호 작가의 대형 사진이 설치돼 있다. 휴식과 교육이 동시에 이뤄지는 복합문화공간인 만큼, 이곳에 들어가 넓은 벌판에 서 있는 두 그루의 나무 초상을 대면하는 순간 자연이 준 선물과 마주한 듯한 느낌마저 든다. 다양한 방식으로 예술가를 지원해온 동화그룹의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도 이명호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작가의 대형 사진작품 8점이 설치된 광화문 D타워 1층. ⓒ 김도균

 

광화문 D타워 _ 김도균

유명 레스토랑과 카페가 자리하고 있어 광화문을 대표하는 핫플레이스가 된 D타워(대림산업 사옥). 이곳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건, 벽면에 설치된 사진가 김도균의 작품이다. 건축물을 소재로 추상적인 이미지로 표현한 <SF> 시리즈 8점은 미니멀한 공간미학을 실현한 D타워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공간, 색, 리듬 같은 주제로 가득 차 있는 대형 추상화에 압도되는
느낌마저 든다. 이외에도 D타워에는 다양한 예술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지하 1층 로비에는 아티스트 홍승혜의 작품이, 2층에는 런던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 그룹 트로이카의 작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