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하고 매력적인 콜라주 사진에 절로 미소짓게 된다. 엉뚱하다는 느낌이 드는 폴란드 출신 사진가 베로니카 게쉬카(Weronika G?sicka)의 작품. 여기에 주로 등장하는 인물들은 남부러울 것 없는 화목한 가족처럼 보인다.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 그들의 표정은 의외로 밝아 보인다. 이 작업의 숨은 뜻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그녀는 미술대학을 다니면서 수업 과제를 위해 1950~60년대 미국의 신문 및 잡지 이미지들을 자주 접했다. 마치 이웃의 오래전 가족 앨범을 훔쳐보는 듯 흥미진진했다고 한다. 호기심이 생긴 그녀는 미국의 이미지뱅크를 통해 1950~60년대 사진들을 구입했다. 의아하지만 폴란드 작가가 자국이 아닌 미국 사진을 차용한 데는 이유가 있다. 90년대 공산주의가 끝날 무렵 폴란드는 당시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미국 문화를 전폭적으로 수용했고, 덕분에 당시 접한 이미지들이 차츰 친근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어느 날 그녀는 미국 광고 이미지들이 지닌 허구성을 발견했다. 완벽함을 지향하는 광고 사진의 특성상 전적으로 연출된 사진들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일을 마친 남자가 서류가방을 든 채 집으로 돌아오고, 예의 바른 아이들은 이미 준비된 식탁에서 어머니와 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식사를 하는 장면들 말이다. 그녀는 이 ‘꾸며진 완벽’을 뒤엎고 싶었다고 한다. 콜라주를 통해 의도적으로 얼굴을 가리거나 뒤바꾸고, 신체 일부분을 과장되게 변형하는가 하면, 인물들이 코믹한 자세를 취하게 만듦으로써 엉뚱한 상황을 애써 강조한 이유다. 멀리서 보면 복고적인 장면과 부드러운 파스텔 톤 덕분에 고상해 보이지만, 작가의 재구성을 통해 탄생한 사진에는 우스꽝스러우면서도 기괴한 장면이 담겨 있다. 불안함을 느끼게 만드는 요소를 섞어 유머를 만들고, 완벽함으로 치장된 허구를 비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