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발레라의 재치 있고 유머 넘치는 거리사진이다. 그는 길 위에서 우연이 만들어낸 다소 우스꽝스러운 장면들을 담는다. 절묘한 타이밍에 탄생한 순간포착의 재미를 다함께 느껴보시길

Venice Beach, CA ⓒ David Patrick Valera

Loreto, BCS, Mexico ⓒ David Patrick Valera

Los Angeles Street, Los Angeles, CA ⓒ David Patrick Valera
우리가 매일 걷는 이 도시는 삭막함으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미국 사진가 데이비드 발레라(David Valera)는 거리에서 마주한 유머러스하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순간을 사진으로 기록한다. 본능적인 포착인지 계산된 촬영인지 새삼 궁금하다.
데이비드 발레라는 미국에서 단편영화 촬영감독이자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레이아웃 아티스트(특수 시각효과 및 화면 구성과 배치를 하는 직업)로 일하고 있다.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눈 돌릴 틈 없이 바쁜 일터에서 나와 마주하는 거리는 그에겐 일탈의 장소이자 스트레스 해소 창구다. 일상적인 거리풍경이지만 갈 때마다 매번 새롭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 속 화면을 구성하는 직업 탓일까. 그는 길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사람들의 행동과 표정 하나하나에 주목하고 그것을 사진에서 프레이밍 한다. 누구나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장면의 한 순간을 그만의 관찰력과 감각으로 기록하는 것이다. 날 것 그대로의 생생함과 유머는 그렇게 탄생한다. 물론 사전 동의 없이 촬영을 진행하지만, 그 장면이 마음에 들면 바로 해당 인물에게 사진에 대한 설명을 하고동의를 얻는다.
그는 10대 시절 부모님에게서 선물 받은 흑백필름 카메라로 촬영을 시작했다. 어릴 적 소심하고 낯을 가리는 성격이었다고 한다. 유머러스한 사진을 즐겨 찍는 그의 이런 고백은 다소 엉뚱하게 들릴 수도있다. 하지만 이런 성향 덕분에 거리와 골목에서 오랜 시간 사람들을 관찰하게 됐는지도 모른다. 그의 집 서재에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처럼 순간의 미학을 추구했던 거장들의 사진집이 가득하다. 그의 사진 스타일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라이카를 즐겨 사용했던 브레송처럼 그 역시 라이카 M10을 애용한다. 크기가 작으면서 화질도 뛰어난 이 카메라는 길거리 사람들을 무장해제 시키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사실 대부분의 DSLR 카메라는 무겁고 부피가 커서 절묘한 순간을 포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기동성 역시 떨어진다. 그런 점에서 라이카 카메라가 제격이다. 순간의 유머를 잡아내기에 아주 유용하기 때문이다.
그의 사진은 ‘길’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곳곳에 웃음과 유머가 깃들어 있는데도, 우린 그 소중한 것들을 보지 못한 채 살고 있지는 않는지, 그의 장난기 넘치는 스냅사진이 그렇게 말하는 듯하다.

Venice Beach, CA ⓒ David Patrick Valera

La Crescenta, CA ⓒ David Patrick Vale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