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과 관계의 기호학 _ 요한나 피오트로우스카

2021-06-22 · ART_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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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내 구성원의 관계, 공간과 인물의 관계에 주목하는 폴란드 출신의 요한나 피오트로우스카의 사진전이 런던 테이트 브리튼에서 열리고 있다. 그의 사진은 요고스 라틴모스 감독 영화 속 미장센처럼 모호한 장면 구성이 특징이다. 젊은 사진가의 좀처럼 보기 힘든 흑백사진 전시가 눈길을 끄는 이유다.

 

Untitled, 2015. Originally commissioned through the Jerwood and Photoworks Awards 2015.

 

Untitled, 2015. Originally commissioned through the Jerwood and Photoworks Awards.

 

 

Untitled 2014, courtesy of the artist and Southard Reid.

 


작가의 사진을 얼핏 봐서는 무엇을 표현했는지 도통 알기 어렵다. 프레임 속 등장하는 인물들이 독특하고 이상한 자세를 취하고 있고, 간혹 방 안에 설치된 아지트(?) 같은 공간에 인물이 함께 존재할 뿐이다. 인물들이 취한 부자연스러운 행동, 그리고 마치 놀이용으로 설치된 듯 보이는 텐트 같은 구조물은 이상하고 기이해 보인다. 런던을 기반으로 작업하는 폴란드 사진가 요한나 피오트로우스카(Joanna Piotrowska)의 작품으로 현재 런던 테이트브리튼에서 전시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우리의 모든 가짜 장치들’이라는 뜻의 <All Our False Devices>전은 테이트 브리튼에서 정기적으로 여는 아트 나우(Art Now) 시리즈의 일환이다. 최근 시작된 아트나우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젊은 예술가들의 작업을 정기적으로 전시하는 기획이다. 회화, 설치, 사진 등 거의 모든 시각매체를 아우르며, 최근 제시 달링(Jesse Darling), 리사 브라이스(Lisa Brice) 등 미술계의 라이징 스타들이 아트나우에 참여했다. 6월 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요한나 피오트로우스카의 대표적인 두 작업 <Frantic>과 <Frowst>를 선보인다.

 

걱정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라는 뜻의 <Frantic>에는 이상하고 우스꽝스러운 느낌의 가구들이 등장한다. 리스본, 런던, 리우 등의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집을 방문해서 직접 촬영을 진행했다. 작가는 그들에게 가장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안식처 같은 공간을 집에 배치된 가구들로 만들게 했다. 이렇게 완성된 구조물들은 마치 어린 아이들이 만든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사소해 보인다. 성인이 이렇게 연약한 구조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다소 어처구니없게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사진 속 대상자들은 오히려 그 공간에서 편안함을 느낀다고 한다. 마치 심리적 요새처럼 말이다. 실제로 이 작업은 길거리에서 그들만의 공간과 구조를 만드는 홈리스들의 모습이 모티프가 되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공간이 비루하게 보이지만, 작가는 길거리 구석 작은 공간 속에서 그들이 의외로 아늑함을 느낀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작가는 안전함과 아늑함이라는 느낌이 공간 크기나 구조 같은 외형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이 작업을 통해 말하고 있다.

 

Untitled 2016, courtesy of Madragoa and Southard Reid.

 

Untitled 2017, courtesy of Dawid Radziszewki.

 

다른 작업인 <Frowst>는 그 시선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향해 있다. 그는 가족이라는 관계가 마냥 좋고 편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가족 구성원들은 작가의 요청으로 다소 억지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두 사람의 관계성에 따라 서로의 포즈가 촬영 중 더 친근해지거나 어색하게 변하는 순간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30대 젊은 작가가 흑백사진으로 작업을 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기이한 관계성을 포착하고 보여주는 주제가 모노톤 덕분에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된 느낌이다. 하지만 작가의 흑백사진은 테이트 브리튼의 넓은 전시장에서 주황색 같은 컬러 프레임으로 제작되어 전시된다. 어린 시절 아이들이 나무 블록 장난감을 쌓아 올리던 것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인간은 생각보다 불완전하고 어설픈 존재임을 그의 사진에서 발견할 수 있다. 친밀함과 어색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사진 속 모델들의 포즈와 어설프게 자신들만의 심리적 안식처를 만든 어른들의 모습이 그 증거다.

 

Joanna Piotrowska
폴란드 태생으로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한다. 인간을 둘러싼 주변의 다양한 환경 등에 관심을 바탕으로 다큐멘터리적인 시각과 기법에 영향을 받아 작업을 해오고 있다. 뉴욕 MoMA와 런던 Tate Britain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서 기획한 전시에 참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