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감도 필름사진처럼 보정하기

2020-11-27 · TECH_KNOWH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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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사에서 도전하는 보정(리터칭) 최종 결과물



#입자 #픽셀 #노이즈, 뭐가 달라?
아날로그 사진을 심층적으로 접해보지 않았다면 ‘입자’라는 단어가 생소할 수 있다. 입자는 아날로그 사진 이미지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요소다. 디지털의 ‘픽셀’과 유사한 개념이다. 디지털 사진을 크게 확대해보면 자그마한 픽셀들이 보이는 것처럼, 아날로그 도 확대해보면 무수히 많은 입자들을 관찰할 수 있다. 흑백사진은 까맣게 화학적 변화를 일으킨 은입자로, 컬러사진은 색소 입자들로 구성된다. 정사각형이 촘촘하게 규칙적으로 배열된 디지털의 픽셀과 달리, 아날로그의 입자들은 불규칙적이고 그 사이사이에 빈공간이 존재한다. 이로 인해 나타나는 고유의 느낌을 입자감(그레인)이라고 한다. 이는 디지털에서 느낄 수 없는, 아날로그 사진 고유의 특성이다. 감도가 높을수록 입자감은 두드러진다. 그만큼 입자와 입자 사이에 빈공간이 많고, 이미지는 거칠고, 선예도가 낮다. 이는 디지털카메라로 감도를 높여 촬영할 때 나타나는 ‘노이즈’와 유사하다. 하지만 노이즈는 멀쩡한 이미지 위에 규칙적인 잡신호가 끼는 부정적인 현상으로 인식되지만, 불규칙한 굵은 입자는 고감도 아날로그 이미지를 구성하는 특성으로 인식된다. 디지털 이미지로 입자감을 완전히 재현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입자의 특성을 바탕으로 고감도 필름으로 촬영한 느낌에 근접하도록 보정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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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포드 델타 3200 필름으로 촬영 후 스캔한 이미지. 입자감은 불규칙적이고 크기가 정해져 있지 않지만, 노이즈는 1픽셀 단위로 선명하게 나타난다. 입자의 특성을 제대로 확인하고자 한다면 웹에 업로드 된 스캔 결과물 보다 순수 아날로그 프로세스 결과물을 살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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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일포드 델타 3200 필름의 입자감 / (우) 캐논 G1X Mark3 ISO 6400 노이즈


 

 
 
 

STEP 1 
‘적절’한 Raw파일 준비

리터칭 작업인 만큼 Jpeg 보다는 Raw 포맷 파일을 준비한다. 고감도(ISO 800-3200 정도) 필름 느낌을 구현하는 데 목표치를 두는 만큼, 이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햇빛이 강한 대낮에 촬영한 사진은 피하기를 권장한다. 이미지 전반에 고르게 나타나는 디지털의 노이즈와 달리, 필름의 입자감은 극명부와 금암부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으며 중간 톤에서 더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 또 디지털카메라가 감도를 높이면 다이내믹레인지가 좁아지는 것과 달리, 필름은 관용도가 넓어져 디테일이 더 잘 드러난다. 여기서 말하는 디테일은 선명도가 아닌 ‘암부가 묻히거나 명부가 날르지 않은 상태로 질감이 존재한다’ 정도를 의미한다. 이러한 고감도 필름의 입자감 특성을 바탕으로 이번에 소개할 리터칭 기법은 중간계조가 많은 부드러운 사진을 목표점으로 작업한다. 콘트라스트를 강하게 만들어 입자의 거친 느낌을 강조하고 싶다면 더 자연스럽게 만들기 위한 추가적인 절차가 필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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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입자감이 잘 어울릴만한 사진을 예시로 골랐다.



 
 

STEP 2
ACR을 이용한 컨버팅

Raw 변환 작업은 ACR(Adobe Camera Raw)을 활용한다. 포토샵에서 Raw 파일을 오픈하면 ACR이 자동으로 열린다. 인터페이스 우측 Basic 탭을 조정한다. 우선, 화이트밸런스의 색온도(Tempetature)와 색조(Tint)를 조절한다. 에디터는 정색재현을 기준으로 조절했으나, 콘셉트에 따라 데이라이트 필름에 맞춘 색온도인 5500K으로 세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후 우측 상단의 히스토그램 패널을 참고하면서 모든 디테일이 잘 드러나도록 톤 항목(Exposure, Contrast, Highlights, Shadows, Whites, Blacks)을 조절한다. 중간계조를 많이 포함시키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콘트라스트는 의도적으로 낮추었다. 이 사진은 극암부 톤을 거의 포함하지 않기에 조절하지 않았지만, 극암부가 진할 경우 Blacks을 우측으로 조절하여 보다 감성적인 느낌을 연출할 수도 있다. 모든 작업이 끝났다면, 인터페이스 하단의 영문표시에 sRGB 16비트로 표기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잘못되었다면 수정한다. 이후 [Shift]키를 누르면 우측 하단의 [Open image] 버튼이 [Open Object]로 바뀐다. 이 상태로 오픈하면 스마트오브젝트 레이어의 이미지가 포토샵에 오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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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의 베이직 탭 설정값과 이에 대한 결과 값. 정색재현을 기반으로 부드럽고 화사한 느낌의 톤으로 컨버트했다. (종이 잡지 콘텐츠를 웹 업로드 도중 CMYK→RGB 컨버트 과정을 거치며 컬러가 변화되었으므로 대략적으로만 확인하기를 권장한다)



 
 

STEP 3
필터를 활용한 입자 가미

[Ctrl] + [J] 버튼을 눌러 스마트오브젝트 레이어를 복사한다. 상단 메뉴바의 [Filter] → [Filter Gallery]에 진입한다. 필터 갤러리는 사진을 그림처럼 바꾸어주는 여러 효과들을 한 대 모아둔 필터다. 독특하게도 이곳에 입자감과 관련된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Texture] 폴더 하위의 [Grain] 효과를 클릭한다. Intensity 항목의 수치를 높이면 입자느낌이 더 강하게 가미되고 콘트라스트가 약해진다, 이 약해진 콘트라스트를 조절하기 위한 항목도 바로 아래에 있으니 적절한 값을 맞추어준다. 이 둘의 수치에 정답은 존재하지 않으며, 화소에 따라 적절히 가감하면 된다. 샘플 이미지는 2100만 화소를 기준으로 Intensity를 64, Contrast를 44로 설정했다. Grain Type은 입자의 모양 및 특성을 조절하는 기능으로, Regular 또는 Soft를 권장한다. 설정을 마치면 OK를 눌러 적용한다. 이후 수치를 재조정하고 싶다면 스마트오브젝트 하단 스마트 필터로 생성된 Filter Gallery 글자를 더블클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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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 사진에 적용한 Filter Gallery의 Grain 효과 설정값.



 
 

STEP 4
입자 레이어 흑백전환

필터를 이용해 Grain(입자감)을 조절했다고 하지만, 사실 아직까지는 아날로그의 입자감이라기 보다 디지털의 노이즈 같은 느낌이 든다. 필름 사진에서 입자가 거칠어지면 전체적인 색감을 변화하는 건 사실이지만, 지금처럼 규칙적인 RGB패턴은 보이지 않는다. 이를 조절하기 위해 이미지를 흑백으로 전환한다. 입자 작업을 마친 스마트오브젝트를 선택한 상태로 상단 메뉴바의 [Image] → [Adjustment] → [Hue/Saturation]을 클릭한다. 이후 Saturation 값을 –100까지 낮추어 흑백으로 전환한다. 흑백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꼭 이 절차를 따를 필요는 없다. 입자를 더욱 불규칙적으로 만들고 싶다면 [Black & White] 역시 좋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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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e/Saturation 조정을 통해 스마트오브젝트를 흑백으로 만들었다.



 
 

STEP 5
자연스러운 입자를 위한 블러

고감도 필름에서 거친 느낌이 구현되는 이유는 입자 하나하나가 비교적 크기 때문이다. 필름 사진의 입자는 픽셀과 같이 규칙적이고 절대적인 수치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재 필터 갤러리를 통해 구현한 입자감은 정확하게 1픽셀 단위로 선명하게 구성되어 있다. 이 규칙성을 무너뜨리기 위한 작업을 할 차례다. 레이어 패널에서 입자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스마트오브젝트를 선택한다. 상단 메뉴바의 [Filter] → [Blur] → [Gaussian Blur]를 클릭한다. 이는 이미지를 흐리게 만드는 필터다. 1픽셀 단위로 선명한 픽셀을 흐리게 만들어 입자 크기를 유추하기 힘들게 만드는 것이다. 너무 흐려짐에 따라 선예도가 크게 저하되지 않는 선에서 적절한 수치를 입력한다. 샘플사진의 경우 0.8픽셀로 작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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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ussian Blur 필터를 이용해 입자의 크기를 가늠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STEP 6
블렌딩모드 활용한 입자 합성

제일 처음 복사하여 입자감을 만들어준 스마트오브젝트 레이어가 원본이미지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할 차례다. 여기서는 블렌딩모드 기능을 활용한다. 블렌딩모드는 위에 있는 레이어가 아래 레이어들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여러 합성 알고리즘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우선 레이어 패널에서 입자감이 형성된 스마트오브젝트를 선택한다. 그리고 패널 최상단 초기 값이 ‘Normal’로 되어있는 부분을 ‘Luminosity’로 변경한다. 그럼 블랜딩 모드가 변경된다. Luminosity는 이미지들의 색상과 채도를 유지하면서, 블랜딩모드를 설정한 레이어의 명도를 합성하는 모드다. 즉, 이를 설정하면 원본의 컬러에 인위적으로 만든 흑백 입자감을 스며들게 할 수 있다. 물론 원본이미지의 톤이 변화하면서 총체적인 느낌이 변화해 약간의 컬러 변화가 느껴질 수는 있다. 이미지에 따라 Luminosity보다 더 잘어울리는 블랜딩모드가 있을 수도 있으므로, 방향키로 전환해가며 다른 값도 한번 씩 설정해보기를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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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렌딩모드를 Normal에서 Luminosity로 변경하자 입자가 아래의 컬러 이미지에 합성되었다.



 
 

STEP 7
변화한 톤과 컬러의 1차 가공

입자감을 합성하는 과정에 톤이 달라진다. Blacks에 해당하는 가장 어두운 암부 톤이 밝아지고, Whites에 해당하는 가장 밝은 명부 톤이 어두워진다. 이처럼 중간계조가 많아지면서 컬러가 더 풍성해보이는 효과까지 나타난다. 이를 조절하기 위해 레이어 패널 하단 [Adjustment Layers]→[Curves]를 클릭해 커브 레이어를 만든다. 처음부터 만들어져있는 왼쪽 하단의 커브 점을 우측으로 약간 이동시킨다. 많이 이동시킬수록 Blacks 톤이 더 어두워진다. 이미지를 직접 관찰하면서 자신의 의도에 맞는 적절한 값을 설정한다. 단, 이 점이 커브 속 히스토그램에 표시된 데이터 영역을 침범하면 암부가 까맣게 묻혀버리니 주의한다. 원본이미지에 가깝게 하려면 마찬가지로 오른쪽 최상단의 Whites 톤도 좌측으로 이동시켜야 하지만, 명부 디테일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중간 톤을 높이는 방법으로 대체했다. 대각선 중간에 점을 두 개 만들어 작업함으로써 콘트라스트 조절이 용이하도록 작업했다. 이제 달라진 채도를 조절할 차례다. 레이어 패널 하단 [Adjustment Layers]→[Vibrance]를 선택해 바이브란스 레이어를 만든다. 포토샵의 자체 알고리즘이 반영된 채도 값인 Vibrance를 –23으로 설정해 핑크빛과 피부색을 중심으로 컬러를 차분하게 만들었고, 전체 채도가 조절되는 Saturation을 +11로 설정해 생동감을 가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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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ves 레이어를 이용해 블랙톤을 어둡게 만들고 중간톤을 밝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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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brance 레이어를 이용해 핑크빛의 컬러는 차분하게, 전체적으로는 생동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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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인을 만든 상태에서 톤과 컬러를 1차 가공한 결과.



 
 

STEP 8 (Last)
필름 색감 구현

불규칙적인 특성을 지닌 입자들로 구성된 RGB층이 컬러를 구현하는 필름은 디지털카메라의 RGB채널처럼 사실적인 컬러를 구현하기가 힘들다. 또한 매우 세밀한 고가의 포지티브 필름이 아닌 이상, 각 컬러층이 균일한 감마를 그려내지 못한다. 이로 인해 우리가 생각하는 필름의 오묘한 색감이 구현되는 것이다. 따라서 보정을 통해 각 층의 감마값을 틀어주는 느낌을 구현해본다. 레이어 패널 하단 [Adjustment Layers]→[Curves]를 클릭해 커브 레이어를 만든다. RGB로 표시되어있는 부분을 클릭하면 각각의 채널별로 커브값을 조절할 수 있다. Red, Green, Blue 세 가지 채널을 디테일이 손상되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게 조절해본다. 효과가 극적으로 나타나게 하기 위해서는 콘트라스트를 서로 달리하면 된다. 너무 과하게 뒤틀면 이미지가 촌스러워 보일 수 있으므로 늘 자연스러움을 염두에 두면서 작업한다. 다음으로 특정한 색감을 가미하기 위해 [Adjustment Layers]→[Photo FIlter]를 클릭한다. 톤에 지장이 가지 않도록 ‘Preserve Luminosity’를 체크하고 원하는 컬러와 Density(농도)를 조절한다. 그럼 이번에 준비한 보정이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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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프로세싱 기법. 각각의 채널 모두 콘트라스트를 약하게 만든 만큼, RGB 통합채널은 콘트라스트를 강하게 만들어 밸런스를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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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웜톤을 가미함으로써 아날로그 느낌을 한층 더 가미했다.
 
작업 전과 후 그리고 최종 레이어 패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