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16일, 코로나-19로 2020년을 건너뛴 <동강국제사진제>가 2년 만에 돌아온다. 여전히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지만, 동강사진마을 운영위원회는 ‘국제적인 행사는 지속해야한다.’라는 기치 아래 <제19회 동강국제사진제>를 개최하기로 했다. 개막에 앞서 최명서 영월군수에게 7월 16일부터 9월 19일까지 열리는 <제19회 동강국제사진제>에 관해 물어보았다.

코로나-19로 2020년 행사가 연기돼 많은 사람이 아쉬워했다. <제19회 동강국제사진제>를 준비한 소감이 궁금하다.
코로나-19로 우리 모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2020년 <동강국제사진제>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지침에 따라 부득이하게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홍보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동강국제사진제>의 역사와 영월군 소식 등을 담은 뉴스레터를 제작했고, 이를 웹 메일과 SNS를 통해 문화예술계와 사진계, 사진 애호가 등 많은 개인과 기관에 발송했다. 올해 역시 힘든 상황이지만, “국제적인 행사는 지속해야 한다.”라는 명목 아래 <동강국제사진제>를 준비했다. 예년과 달리, 많은 사람이 모이는 프로그램은 자제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개막식이 열리지 않으며, 작가와의 대화는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1980년 영월군 북면사무소 근무를 시작으로, 오랜 시간 강원도 영월군을 위해 일해왔다. 그중, 영월군 문화관광과장으로 재직하면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온 점이 눈에 띈다. 더욱이 <제12회 대한민국 미술인의 날>(2018) 행사에서는 ‘대한민국 미술메세나 기관공로상’도 수상했다. 군수가 생각하는 문화예술의 힘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더불어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가 있다면.
1980년대까지 화석연료를 통해 산업화 중심에 있었던 영월은 전국 인재가 이곳에 모일 만큼 명성이 대단했다. 그러나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중석 광산과 탄광, 화력발전소가 문을 닫아 지역경제 기반이 무너지고, 사람이 떠나면서 한때 어려움을 겪었다. 비록 산업화의 명성은 사라졌으나, 동강과 서강을 비롯한 천혜의 자연자원, 단종과 김삿갓을 비롯한 문화유산, 수많은 설화는 고스란히 남아 있다.
폐광에서 박물관 도시로의 전환, 주민 스스로 개척한 생활문화가 꽃피울 수 있었던 것은 도시의 힘, 다시 말해 산업화의 뜨거운 열정이 그대로 문화적 자부심으로 남아 있었기에 가능했다. 풍부한 문화자산, 군민들의 문화적 저력을 바탕으로 지난해에 이어 영월은 문화도시를 꿈꾸고 있다. 산업화시대에서 문화도시로 변화하는 것은 시대 흐름에 맞는 조류일 것이다. 이에 발맞춰 주민 주도 문화도시 추진을 통해 지역 청년 등 문화 인력을 발굴하고 있다.
이러한 지역의 자양분이 영월을 품격 있는 도시로 만드는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기억에 남는 행사를 질문했는데, 군정을 책임지고 있는 공직자로서는 모든 행사가 다 기억에 남는다. (웃음) 가장 대중적인 사진예술을 구현하는 <동강국제사진제>는 영월군의 자랑이고 자부심이다.
그동안 일선에서 보고 느낀 점을 바탕으로, 사진제를 한층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군수의 생각이 궁금하다.
2002년 제1회 ‘동강사진축전’을 시작으로, 매년 여름 영월에서 개최되는 <동강국제사진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사진 문화제로 성장했다. 국내외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더욱 다양한 전시와 교육 그리고 참여 행사 등을 마련하여 사진을 매개체로 하는 문화적·인적 교류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러한 대외적인 교류의 연장선에서 군민들이 <동강국제사진제>에 다양한 형태로 참여하고, 사진의 고장 영월에 사는 주민으로서 사진제에서 파생되는 양질의 사진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 역시 영월군민을 대상으로 유명 사진작가가 촬영하는 가족사진 촬영 이벤트가 군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도 <동강국제사진제>에 많은 영월군민이 참여하여 문화를 즐겁게 누리는 방법을 연구할 것이다.

<제18회 동강국제사진제> 개막식
민선 7기가 지향하는 영월의 가치는 ‘인간 중심’, ‘미래지향’, ‘자연 친화’다. 지향점에 도달하는 데 있어 <동강국제사진제>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우리와 가장 친숙한 기록 수단이자 표현 도구인 사진은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기록이다.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모두가 사진작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진은 우리 생활에 있어 인간의 생각을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담을 수 있는 매체로 자리매김했다. <동강국제사진제>에 전시된 여러 사진을 통해 다양한 인간의 모습과 생각을 간접적으로 느끼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면, ‘인간 중심’이라는 영월의 가치에 도달하는데 <동강국제사진제>가 하나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또한, ‘초등학생 사진 일기 공모전’을 비롯하여 사진제에서 이뤄지는 사진 교육, 체험 행사는 인류 문화가 연속되게 만드는 ‘미래지향’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동강국제사진제>를 관람하러 영월을 찾는 방문객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굴뚝 없는 산업이고, 궁극적으로 우리가 지향하는 ‘자연 친화’적인 영월의 가치에 부합하는 것이 아닐까.
위의 질문 연장선에서, 취임 이후 ‘특화된 문화관광자원 개발’이라는 기치 아래, “영월읍 전체를 하나의 큰 공원처럼 조성, 군민 모두가 참여하고, 문화가 곧 자산이 되는 ‘컬처노믹스 영월’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동강국제사진제>에 미칠 긍정적 영향은 무엇인가.
문화와 예술 역시 지역경제와 연결돼야 지속 가능할 수 있다. 영월군이 가지고 있는 사람, 자연, 역사, 문화자산에 감성을 입히고, 가치 있는 스토리를 담아내고, 그 스토리에 맞춰 끊임없이 문화가치를 재생하여 탄생한 결과물들이 지역경제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컬처노믹스(문화를 경제적으로 활용하는 현상)는 문화예술을 통한 ‘방문자 경제’와 연계될 수 있다. 최근 ‘투어리즘’이라는 용어로 대체되기도 하지만, ‘방문자 경제’는 경제적으로 지역에 미치는 일자리, 임금, GDP 등 모든 것을 포괄하는 가치를 말한다. 다시 말해, 방문자가 단순히 거쳐 가는 것이 아닌, 머무르면서 학습하고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우리 군의 문화도시와 연계한 지역 소득, 외지 방문객의 지역 가치 등 문화가 지역 경기를 견인하는 중요한 매개수단이다.
결국, 다양한 문화 활동으로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고, 외부 방문자 유입으로 지역 경기가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를 끌어내야 할 것이다. <동강국제사진제>는 영월의 대표적인 문화자산이다. 사진제 관람을 위해 영월을 찾는 방문객이 전시 관람뿐만 아니라 영월의 다른 관광지도 방문하고, 식당에서 밥을 먹고, 시장에서 장을 보는 모든 활동이 지역 활성화로 이어진다. 그렇기에 <동강국제사진제>가 컬처노믹스 영월에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제18회 동강국제사진제> 국제주제전
<동강국제사진제>에 책정된 영월군 예산이 5억 5천만 원이다. 영월보다 인구가 많은 다른 지역의 행사와 견주어도 절대 떨어지지 않는 금액이다. 사진문화 발전과 대중화를 위해 예산을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인가.
그동안 영월군 문화관광과장, 강원도 문화예술과장, 영월부군수, 강원도의원, 영월군수로 재직하면서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진행해왔다. <동강국제사진제> 초기에는 국비 지원을 받았다. ‘동강사진축전’ 시절, 도에서 지원 업무를 수행하며 사진제 활성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연구했다. 그래서인지 <동강국제사진제>에 애정이 깊다. 시간이 흘러 영월군 예산으로만 <동강국제사진제>를 개최하는 것이 결정되면서 많은 고민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사진 도시 영월’이라는 명목을 이어나가겠다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정통성 있는 행사는 지켜내야 하지 않겠는가. 녹록지 않은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동강국제사진제>에 온 힘을 쏟는 이재구 동강사진마을 운영위원회 위원장 이하 책임위원과 운영위원, 큐레이터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문화예술정책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팔길이 원칙’이다. 기실 <동강국제사진제>는 지자체 예산 없이 독자적으로 열리는 게 불가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군수가 생각하는 현실적인 ‘팔길이 원칙’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공공지원 정책 분야 등에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지원하되, 그 운영에는 간섭하지 않음으로써 자율권을 보장하는 것이 ‘팔길이 원칙’이다. 특히,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그러한 원칙이 더욱더 지켜지고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초 지원 목적이나 범위 등에 대한 광의와 협의가 이뤄진 이후에는 창작 활동을 수행하는 문화예술인들에게 최대한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래야만 양질의 문화예술 콘텐츠가 생산될 수 있을 테니까.

<제18회 동강국제사진제> 거리설치전
영월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주민들도 오게 만드는 매력적인 사진마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질문이다. <평창대관령음악제>처럼, 전 세계가 주목하는 <동강국제사진제>를 만들기 위한 계획이 궁금하다. 이와 더불어 사진제가 진행되지 않을 때 ‘동강사진박물관’을 어떻게 활용할 예정인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동강국제사진제>가 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해외에 있는 많은 작가의 관심과 참여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외국 대상으로 <동강국제사진제>를 알리고, 그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 여겨진다. 현재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국제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국제공모전은 전 세계 사진작가들의 다양한 작업과 작품 세계를 통해 현대 사진의 현재를 공유하고자 마련한 전시다. 인터넷으로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매년 참여 작품 수가 늘고 있다. 올해 국제공모전에는 66개국 4,638점의 작품이 접수됐다.
<동강국제사진제> 이외 기간에 ‘동강사진박물관’은 소장품 전시를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2005년 7월 개관한 동강사진박물관은 대한민국 최초의 공립 사진박물관이다. 매년 꾸준히 작품 소장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작가를 중심으로 현재 1,600여 점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1940년대에서 1980년대 사이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다. 또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사진 교육 강좌를 연중 개설하여 지역 거점 박물관으로서의 공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오는 7월 16일부터 9월 19일까지 열리는 <제19회 동강국제사진제>에 방문 예정인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예를 들어, 이번 사진제의 관람 포인트, 동강사진박물관 외에 방문하기 좋은 곳들 추천 같은.
2년 만에 <동강국제사진제>가 여러분을 찾아간다. 작년에 개최하였으면 올해로 20회를 맞이했을 텐데, 한 해 쉬면서 올해 19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잠해지지 않아 개막식, 촬영대회 등 대면 행사는 부득이하게 축소 또는 운영하지 않을 계획이다. 전시행사 위주로 개최하게 되었지만,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관람을 부탁한다.
아직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김삿갓 계곡과 법흥 계곡, 동강 래프팅 등 여름의 영월은 캠핑과 물놀이로 즐길 거리가 많다. 이와 함께 동강사진박물관, 별마로천문대, 김삿갓문학관, 젊은달와이파크 같은 문화예술 공간도 있다. 더욱이 영월은 장릉, 청령포 등 단종과 관련된 역사유적이 있는 유서 깊은 고장이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영월에서 맑은 공기를 맡으며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고 가길 바란다.


<제18회 동강국제사진제> 동강사진상 수상자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