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의 해체 _ 정지현

2020-11-27 · ART_PHOTO

대표 이미지

 

Construct 02_9911_Pigment Print_180x135cm_2017

 

 

Construct 02_9276_Pigment Print_180x135cm_2017

 

밝은 공간 속에 자리한 피사체들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너무나 얇은 탓에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것만 같고, 표면의 질감과 색감 때문인지 독특한 빛을 발산하는 듯하다. 조형물처럼 보이는 존재들 정체는 정지현이 <Construct(건축물)>를 위해 포착한 건축자재다. 그동안 신축 공사나 철거 등 건축물의 변화 과정에 주목했던 정지현은 이번 작업에선 공간을 이루는 요소들로 시선을 옮겼다. 그가 건설현장을 방문할 때마다 건축 공법의 발달과 비용 절감을 위해 점점 가볍게 변하는 건축자재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작업을 시작한 정지현은 용산 아모레퍼시픽 사옥을 비롯한 신축 건물을 찾아 마감재 표면에 가려졌던 자재들을 하나하나 수집하고 공간에 재배치하여 이를 카메라에 담았다. 전선 설치와 공간의 넓이 확장을 위해 뜯긴 벽들은 그 쓰임을 다한 건축 폐기물이지만, 그의 작품에서 주인공 역할을 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Construct 010_5619_Pigment Print_135x180cm_2017

 

 

정지현의 <Construct>에서 눈길이 가는 대목은 촬영 과정과 전시다. 그는 일부 건축자재나 벽면에 ‘레이저’를 쏘고 셔터를 누른다. 자신이 주목한 피사체 특징과 공간 형태를 더욱 새롭고 독특하게 보여주기 위함이다. 때문에 일부 작품에서는 신비롭고 미묘한 분위기가 감돈다. 그리고 눈길이 가는 것은 설치 방식이다. 정지현은 잉크를 순간적으로 건조 시키는 UV프린트로 완성한 대형 작품을 전시장에 설치한다. 지난 전시 <Construct>(상상마당 홍대, 2018)는 그 특징을 느낄 수 있는 사례로, 건축 현장의 실제 벽면을 전시장에서 바라보는 듯 착각하게 만들었다. 그의 섬세한 시도와 노력 덕분일까. 완공된 건물의 보이지 않는 내부를 다양하게 촬영하고 이를 새롭게 보여주는 정지현의 작업은 다양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벽과 자재가 겹겹이 쌓여 구조화되는 건축 과정의 기록까지 확인할 수 있어 의미 깊게 다가온다.
 

 

Construct 301_5111_Pigment Print_180x135cm_2017

 

 

Construct 02_5001_Pigment Print_180x135cm_2017

 

 

정지현 건축물의 생성과 소멸, 개발로 인하여 변화하는 도시 공간에 관심을 기울인다. 대표작으로는 철거 예정된 건물에 들어가 내부를 붉게 칠한 뒤 그 공간을 촬영한 <철거현장> 등이 있다. 중앙대학교 사진학과 학사와 석사를 거쳐, 동 대학원 예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