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미술관 심상용 관장의 사진칼럼

2024-06-03 · ART_PHOTO

대표 이미지

미적 감각과 열등감에 대하여
심상용 서울대학교미술관 관장


 

 

미적 감각, 미적인 것들을 어떤 비율로 배합할 것인가?

   원성원의 사진은 가까이서 꼼꼼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때 일어나는 시각적 전복이 미적 경험의 백미(白眉)이기 때문이다. 2021년의 전시 《들리는 들을 수 없는》(아라리오 갤러리) 이후의 작품들이 특히 그런 것 같다. 조금 거리를 두고 보면, 영락없이 어떤 실재하는 장소를 담은 풍경 사진들이다. 하지만 그런 장소는 우주 어디에도 없다. 오로지 원성원 한 사람의 삶의 경험에서 잉태된 비-장소들이다. 

   세 요소가 하나로 섞인다. 먼저는 출처로서 자연이다. 모든 이미지의 출처(source)는 작가가 직접 촬영한 자연이다. 인위적인 것은 없다. 이 미학은 자연의 사진적 재현에서 시작된다. 

   삶과 이미지의 수사학적 결합, 재구성을 이끄는 방법으로서 디지털적 편집이 그 다음이다. 포토샵으로 잘라내고 붙이는 막대한 노동을 요하는 접근이다. 원성원에게 매체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요인이다. 카메라에서 편집에 이르는 디지털 기술의 활용이 창작의 과정을 이끌지만, 방법이 결과까지 담보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세 번째는 잘 만드는 것의 기준이다. 원성원에게 그것은 어떻게 만드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만드는가에 달린 문제다. 바꿔 말하면 방법과 형식은 윤리를 침해하지 않는 데까지만 자유롭다. 삶이 증여한 인간 성찰, 이것이 내용으로 사진적 재현 이미지와 결합한다. 형식과 내용을 이분화해 적대적인 관계로 인식해온 형식주의 미학과의 ‘헤어질 결심’이다. 주체와 대상에 대한 정의가 달라진다. 이제부터는 렌즈나 수정체에 맺힌 상, 플라톤이 ‘지나가는 것의 영역’이라고 했던 것이 아니라, 삶이 그로 하여금 ‘보도록 허락하거나 지정한’ 것이 중요하게 대두된다. 지적인 부족 때문이 아니라, 성찰의 부족, 윤리의 부족 때문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의 보여짐에 스스로를 개방하는 문제.  

   세 요인의 순서와 비중이 중요하다. 이것을 결정하는 데는 수학적인, 수학을 능가하는 정확성이 요구되는데, 이 비중을 계산해내는 저울이 미적 감각이다. 원성원의 이미지가 자연을 재구성하면서도 자연스럽고, 자연 못지않게 아름다우며 자연보다 더 대단한 것이 되는 이유는 이 미적인 것들의 연금술인 배합비, 곧 미적 감각에 있다.

 

 

/ 심상용 관장의 사진칼럼 전문은
월간사진 2024년 7월호에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