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이(서울대미술관 학예연구관대우)의 Voice

2024-06-18 · ART_PHOTO

대표 이미지

현대 미술 비엔날레와 사진, 그리고 기록 사진?
/ 오진이 (서울대학교미술관 학예연구관대우)

 

바야흐로 여름 휴가철이 도래했다. 휴가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한다면, 그 김에 베니스 비엔날레를 보고 올까라고 2년마다 고민에 빠진다. 여러 여건상 실행은 쉽지 않지만, 비엔날레는 그만큼 놓치고 싶지 않은 이벤트임이 분명하다. 오래전 누군가 비엔날레가 보통 미술 전시와 다른 거냐고 물은 적이 있다. ‘2년마다 열리는’ ‘아주 큰 전시’ 이런 뻔한 문구만 떠올라 대답하지 못하고 있는데 일행 중 한 명이 기억에 남는 말을 했다. ‘미술관 전시가 교과서처럼 차근차근 이야기한다면 비엔날레는 뒤통수를 때리는 그런 전시’라고. 올해도 어김없이 현대미술계의 가장 큰 이벤트라 할 수 있는 베니스 비엔날레가 진행 중인데, 이 방대한 전시를 어떻게 보는 게 좋을까? 전시가 클수록 자신만의 렌즈가 필요하다. 베니스 비엔날레를 사진이라는 렌즈로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베니스 비엔날레는 주제관도 클뿐더러 부대 행사와 국가관을 포함하면 최소 수백 개의 작품이 출품되기 때문에 회화, 드로잉, 조각 등 매체별로 접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사진은 경우가 다르다. 베니스 비엔날레가 대변하는 서구 현대미술계에서 사진은 소수의 작가군만이 큐레이터의 기획 주제와 ‘크로스오버’하고, 그 사진작가들이 반복해서 전시에 초대되는 경향이 있지 않는가라는 의구심이 오랫동안 미술계 안팎에서 있어 왔다. 올해도 비엔날레에 맞춰 베니스에서 열리는 전시 중 주요하게 손꼽히는 전시 <Breasts>의 참여작가, 로버트 메이플소프, 어빙 펜, 신디 셔먼, 또 다른 대규모 전시인 헬뮤트 뉴턴의 회고전, 피터 후자르의 흑백사진전 <Portraits in Life and Death>를 보면 그 말이 사실이었나 그리고 여전히 그런가 하는 씁쓸함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올해 베니스 곳곳을 누비며 사진 작품이 전시를 헤아리다 보면, 이제 사진 없이 소위 뒤통수를 때리는 현대 미술 전시가 가능할까라는 생각도 든다. 1910년대 멕시코 혁명에 투신했던 티나 모도티의 정밀하고 우아한 정물 사진이 다른 매체 작품들과 함께 벽에서 독립되어 설치된 공간은 생전 모도티가 주장했던 "형식주의 사진과 혁명적 정치를 교차시킬 수 있다"를 실현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팔레스타인과 동맹국 예술가들이 참여한 별도의 비엔날레 전시인 사우스 웨스트 뱅크에서도 아담 브룸버그, 라파엘 곤잘레스, 바하 힐로의 사진 시리즈와 베들레헴 예술가들 농장에서 수확한 올리브 오일과 와인이 함께 전시되고 있다.



/ 서울대학교미술관 오진이 학예연구관의
에세이 전문은 월간사진 2024년 7월호에서
직접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