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은 작가의 사진칼럼

2025-04-02 · ART_PHOTO

대표 이미지

도시를 해독하는 또 다른 언어, 색
도시의 정체성을
색채로 읽는 사진가의 시선

 

도시는 건축물과 많은 신호들, 사람들의 흐름과 빛의 반사 등 수많은 시각적인 요소들로 구성된 거대한 텍스트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드 세르토(Michel de Certeau)는 “The city is a text”라고 말한 바 있다. 이 텍스트는 색을 통해 다양한 감정과 정체성을 드러낸다. 도시를 읽는 사진가는 색의 언어를 통해서도 그 도시의 감정적인 구문을 해독한다. 바로 이러한 시선으로 색을 통해 일상의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하여 도시를 읽어낸 사진 작가로 1940년대 뉴욕, 문화의 황금기 속에서 컬러 사진의 새로운 시대를 연 사울 레이터(Saul Leiter)가 있다. 

 

그는 도시의 일상과 감정을 색으로 번역한 사진 작가로 색채를 통해 도시의 정서를 섬세하게 포착하였으며 보도사진이 흑백이던 시대에 뉴욕의 거리와 삶을 컬러로 시적으로 담아내며 ‘색의 시인’ 또는 ‘컬러 스트리트 포토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도시의 색채를 통해 숨겨진 감정과 이야기를 전달하는 그의 사진을 통해 우리는 도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색채라는 언어로 도시의 정체성을 해석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픽셀, 조각난 도시의 언어

디지털 이미지 시대에서 색은 픽셀 단위로 쪼개져 하나의 이미지로 구성된다. 이는 곧 현대도시의 정체성 또한 조각난 형태로 경험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사울 레이터의 흐릿하면서 겹쳐진 이미지들은 이 분절된 도시성을 시각적으로 나타내며 이때 색은 고유한 감정 단위로서 기능한다. 내면의 시선으로 외부 세계를 바라보는 Red Curtain 작품은 조금 탁하게 보이는 붉은 커튼이 흐릿하게 표현됨으로써 따뜻하지만 막혀있는 감정을 암시하는 듯하다. 붉은색은 일반적으로 열정이나 생명을 상징하지만 여기서는 탁하고 어둡게 표현되어 외부 세계와의 심리적 거리감이 느껴지며 말하지 못한 내면의 심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 김경은 Kim Kyung Eun

1961년 출생. 한양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나고야 대학교 공학 석사 취득 후 국립강원대학교 디자인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동국대학교 전산원 교수로 재직하며 디자인 및 영화 특수효과제작 관련 산학협력체의 자문 교수로 활동하였다. 번역서로 『컴퓨터 그래픽의 세계』 (미쯔이 히데끼 저)와 『컴퓨터 그래픽스 이론 2D에서 3D까지』 외 다수의 저서를 집필하였으며 현재 도시 공간에 관심이 많은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도시를 구성하는 색채의 상징성과 디지털 이미지의 구성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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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은 <사진전문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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