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아의 글로벌 다이어리

2025-04-02 · ART_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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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아의 글로벌 다이어리,
사진 그 너머 (Global Diary, Beyond the Photography) <5> 

 

국제사진기획자/전시예술감독 양정아

 

익숙함을 비트는 상상력 : 사물의 해석에서 창의성이 시작되는 순간

오후 회의를 앞두고 잠깐 자리에 앉았을 때였다. 출력할 자료는 아직 남아 있고, 종이는 더디게 출력되고 있었다. 책상 위에는 정리되지 않은 출력물들이 흩어져 있었다. 순간, 아무렇지도 않던 책상 위 장면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졌다. 책상 위 전선은 마치 머릿속 생각들이 정리가 안 되고 엉켜있는 듯 보였고, 흩어져 있는 출력물들은 왠지 오늘 하루의 바쁜 흐름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우리는 그런 순간을 가끔 겪는다. 늘 보던 물건인데, 갑자기 멈춰 서서 다시 보게 되는 순간.
 

루비 레보비치(Rubi Lebovitch)의 사진은 바로 이 같은 순간에서 시작된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평범한 물건들, 늘 보던 사물들의 흐트러짐 속에서 풀어낸다. 그는 특별한 대상을 찍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익숙해서 아무 의미도 없어 보이는 것들에 의도적인 기묘함을 개입시켜, 그 안에 감춰져 있던 질문 하나를 조용히 꺼내 보여준다.

그것은 종종 불편하고, 우스꽝스럽고, 동시에 정서적으로 날카롭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자신의 감정, 태도, 그리고 일상의 감각을 마주하게 된다.

 

일상의 사물에 개입하는 상상력: 루비 레보비치의 기묘한 일상

루비 레보비치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거주하며 주로 자신의 집을 배경으로 사진 작업을 한다. 모델은 가족이거나 자신이고, 대상은 집 안의 사물들이다. 그리고 그가 사진을 통해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가정의 풍경이 아니라 그 풍경을 바라보는 인간의 무의식, 불안, 통제 그리고 상실감 등이다. 그의 사진들은 단순히 일상 재현이 아니다. 오히려 일상이라는 안정된 감각을 뒤틀어 불편함과 낯섦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생각하게 된다. “이 장면이 과연 정상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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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은 <사진전문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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