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이 Z마운트 1주년을 앞두고 네이티브 최초의 초광각 줌렌즈를 출시했다. 준광각, 표준, 준망원 밖에 없었던 Z마운트 유저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가 없다. 과연 이 렌즈는 유저들의 기다림을 보상할 만한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여줄까.
에디터 | 오찬석

초광각 렌즈가 표현하는 드넓음은 건축사진을 맛깔나게 만든다.
니콘이 곧 Z마운트 풀프레임 미러리스 시스템 출시 1주년을 맞이한다. 카메라 시장에서 1년은 아주 짧은 시간이다. 그러다 보니 아직 Z마운트 렌즈가 부족한 실정이다. 원래 니콘 DSLR을 사용하던 사람이라면, 어댑터와 함께 F마운트 렌즈를 사용해 이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Z마운트 카메라로 니콘에 입문한 사람이라면, 굳이 F마운트와 어댑터를 함께 구매하려고 할지는 의문이다. 오늘 소개할 제품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니콘 유저가 구매할 수 있는 네이티브 Z마운트 렌즈는 총 4개. 이들 모두 준광각, 표준, 준망원에 해당하는 제품이다. 그러니 Z마운트 유저들은 공개된 렌즈 로드맵을 보며 한 없이 신제품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 소개할 ‘NIKKOR Z 14-30mm f/4 S’는 니콘의 다섯 번째 Z마운트 렌즈다. 네이티브 최초의 초광각 Z마운트 줌렌즈이기도 하다. 드넓게 찍히는 초광각렌즈군은 풍경사진을 촬영하는 사람들이 특히 선호한다. 그러니 풍경을 주로 촬영하는 사진가라면이 렌즈를 오랫동안 기다려왔을 것이다. 니콘 렌즈 브랜드 니코르의 87년 역사, 그중 최초의 Z마운트 초광각렌즈는 과연 어느 정도의 성능을 보여줄까. 처음이라는 말에 괜스레 더 기대된다. 기자가 직접 사용해본 후기를 공개한다.


화각, 프레임에 드넓은 세상을 담다
렌즈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게 되는 사항은 바로 초점거리다. 이 제품의 초점거리는 초광각에 해당하는 14mm부터 준광각에 해당하는 35mm까지 줌이 가능하다. 얻을 수 있는 최대 이미지 화각은 114°이다. 덕분에 광활함이 느껴지는 풍경을 프레임 안에 시원하게 담아낼 수 있다. 초광각렌즈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피사체는 크게, 멀리 있는 피사체는 작게 표현한다. 이러한 효과는 원근감을 과장되게 표현함으로써 극적이고 현장감 넘치는 이미지를 표현할 때 유리하다. 화각이 지닌 효과만으로도 강렬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이러한 시각적 효과로 인해 초광각렌즈는 ‘실내 인테리어를 넓어 보이게 찍고 싶을 때’, ‘건축물·풍경 등을 광활하게 표현하고자 할 때’, ‘독특한 느낌의 인물사진을 촬영하고자 할 때’ 유용하다. 에디터 역시 이 정도로 넓은 화각을 접하는 건 상당히 오랜만이다. 화각의 특성상 프레임 안을 깔끔하게 정리하기는 어렵지만, 드넓게 표현되는 이미지는 확실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덕분에 촬영하는 내내 시각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프레임을 드넓게 표현하는 초광각 14mm부터 자연스럽게 대상을 표현하는 준광각 35mm까지 다양한 줌이 가능하다.
초광각 렌즈의 해상력은?
해상력은 렌즈의 성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먼저 제조사에서 제시하는 MTF차트를 살펴보자. 빨간색 선은 콘트라스트, 파란색 선은 해상력을 나타낸다. 진한 선과 점선은 측정 방법을 달리한 것이다. 가로축은 왼쪽이 중심부, 오른쪽이 주변부를 나타낸다. 세로축은 1.0에 가까울수록 좋다. 보통 MTF 차트에 나타나는 해상력은 0.6을 넘어서면 훌륭한 수치라고 말한다. 보통의 렌즈는 0.4 내외의 수치를 보인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NIKKOR Z 14-30mm f/4 S’는 프리미엄 렌즈 수준의 해상력을 표현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14mm 구간에서 진한 파란색 선처럼 주변부 화질이 중심부보다 좋게 측정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반면 30mm 구간에서는 주변부 해상력과 콘트라스트가 다소 아쉽다. 하지만 차트는 모든 변수를 담아내지 못한다. 실제로 에디터가 Z7에 마운트해서 사용해본 결과, 주변부가 중심부보다 뛰어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이러한 현상은 차트 값과 다르게 14mm 구간에서 더 두드러졌다. 의문이 들어 알아보니, 이는 Z 마운트 카메라가 해당 렌즈를 장착했을 때 무조건 왜곡 보정이 켜지도록 세팅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물론 이는 프리미엄 렌즈 급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을 때의 평가이며, 평균적으로 보았을 때 주변부 해상력은 초광각렌즈 중에서도 우수한 편에 속한다.

MTF 차트와 실제 중심부 주변부의 해상력. 주변부 해상력은 일반적인 초광각렌즈 중에서는 우수한 편에 속하지만, 프리미엄급 렌즈 중에서는 다소 아쉬운 편이다.
왜곡, 완벽에 가깝게 억제하다
왜곡은 상이 오목하게 혹은 볼록하게 일그러져 보이는 현상이다. 표준렌즈를 기준으로 광각으로 갈수록 볼록하게, 망원으로 갈수록 오목하게 일그러진다. 그러다 보니 초광각렌즈처럼 극단적인 초점거리에서 왜곡을 잡는 것은 제조사의 영원한 숙제다. 이 렌즈의 정확한 왜곡 억제 성능은 판단이 불가능하다. 보정 효과가 무조건 작동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보정이 실행된 상태에서의 ‘NIKKOR Z 14-30mm f/4 S’ 왜곡억제력은 굉장히 우수하다. 에디터가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16mm 렌즈와 비교하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왜곡 억제 성능을 보인다. 덕분에 초광각 렌즈 중에서는 매우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편에 속한다. 원래 초광각렌즈로 건축물이나 인테리어를 촬영하는 경우, 늘 리터칭 과정 중 왜곡을 보정해야만 했다. 이를 자연스럽게 보정하는 건 꽤 섬세한 컨트롤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카메라 내에서 이루어지는 자동 렌즈 보정은 생각보다 자연스러워서 별도의 보정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하지만 왜곡보정이 해상력에 영향을 끼치는 만큼, 켜고 끌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왜곡 억제력이 매우 좋다. 이는 카메라의 보정효과가 더해진 덕택이다.

우수한 왜곡 억제력 덕분에 보기 좋고 말끔한 건축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다.
조리개날 7매가 만드는 아름다운 빛 갈라짐
빛 갈라짐은 프레임 안에 직접적으로 들어오는 강한 빛이 날카롭게 갈라져 보이는 현상이다. 야경 촬영에서 가로등이 별처럼 표현되는 이유 역시 빛 갈라짐 현상 때문이다. 그러니 도시의 야경을 찍는 사람에게 빛 갈라짐 표현은 렌즈 선택의 기준이 될 정도로 중요하다. 특히, 초광각렌즈는 야경 촬영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화각이니 이 빛 갈라짐 효과를 꼭 체크해야 한다. 빛이 갈라지는 개수는 렌즈의 조리개 날 수에 따라 달라진다. 니콘 NIKKOR Z 14-30mm f/4 S의 조리개 날 수는 7매이니, 14갈래의 빛 갈라짐을 표현한다. 또 렌즈마다 빛이 갈리는 모양과 선명함의 정도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이 렌즈의 빛 갈라짐 표현은 상당히 예쁜 편에 속한다. 자세한 건 좌측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조리개 값을 다르게 해서 도로의 LED 가로등을 촬영한 사진이다. 최소 값인 F4.0에서는 빛이 거의 갈라지지 않는다. 두 스톱 높인 F8.0부터 빛 갈라짐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후 한 스톱씩 올릴수록빛의 갈래는 더욱 선명해진다. F11이 되자 거리에 따라 날카로운 형태가 관찰된다. 최대 값인 F22로 세팅하자 매우 선명하고 날카로운 빛 갈라짐이 표현된다. 아쉬운 점은 거리에 따라 조금 번져 보일 수 있다는 것. 빛 갈라짐 표현의 좋고 나쁨은 취향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취향과 별개로 대다수의 사진가들은 날카로운 빛 갈라짐 표현을 원한다. 그런 점에 서 이 렌즈의 빛 갈라짐은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조리개 변화에 따른 빛 갈라짐 테스트 결과. 14갈래의 빛 갈라짐을 표현한다. 그것도 꽤 날카롭고 예쁘게.

조리개 변화에 따른 빛 갈라짐 테스 트 결과. 14갈래의 빛 갈라짐을 표 현한다. 그것도 꽤 날카롭고 예쁘게
주변부 광량저하, 화각을 생각하면 준수한 편
주변부 광량 저하는 사진의 주변부가 어두워 보이는 현상이다. 렌즈를 통과하는 빛이 이미지센서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중심부와 주변부의 거리 차이에 의해 발생한다. 이현상은 조리개를 열수록 두드러진다. 대구경 렌즈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지만, 광각렌즈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NIKKOR Z 14-30mm f/4 S 역시 초광각렌즈이다 보니, 조리개를 최대로 개방하면 주변부 광량 저하 현상이 두드러진다. 물론 어느 정도 예측했던 결과다. 초광각렌즈는 필연적으로 주변부 광량 저하 현상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이 화각대의 특성이라고 이해하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듯하다(주변부 광량저하는 때론 보다 감성적인 이미지를 연출하기도 한다). 오히려 초점거리를 생각하면 매우 훌륭한 수준이다. 조리개 값을 한 스톱씩 높일 때마다 주변부 광량 저하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 사실 F5.6만 되더라도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로 괜찮은 면모를 보인다.

14mm 구간에서의 최대 개방 주변부 광량 저하. 화각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색수차, ED렌즈가 효과적으로 억제
색수차는 빛의 파장에 따른 굴절률 차이에 의해 선명도가 떨어지고 색이 번지는 현상이다. 역광 상황에서 피사체의 경계선에 주로 관찰된다. 이 렌즈의 구조를 살펴보면 저분산 유리가 무려 4매나 삽입되어 있다. 이는 색수차를 줄이는 용도의 특수 유리다. 구겨진 은박지를 깔고 정반사가 나타나는 환경을 만들어 테스트해 보았다. 결과는 역시나 만족스러웠다. 먼저 조리개 최대 개방 값인 F4.0에서도 색수차가 나타나긴 하지만, 사용에 크게 문제 없을 정도로 우수한 억제력을 보인다. F5.6으로 설정하자 번짐이 줄어들면서 선예도가 높아졌고, F8.0까지 조이자 색수차를 전혀 관찰할 수가 없었다. 이는 다소 극단적인 환경에서의 테스트로 실제 촬영에서는 이보다 덜하리라 생각된다.

ED렌즈를 다수 채용한 만큼 색수차 억제력이 매우 우수하다. F8.0이 되면 색수차를 전혀 관찰할 수 없다.
휴대성, 미러리스와 최고 궁합
시장의 주류는 이미 DSLR에서 미러리스로 상당 부분 넘어왔다. 현재는 그 의미가 다소 바뀌었지만, 미러리스의 태생에는 원래 경량화라는 목적이 분명하게 깔려 있었다. 그래서인지 미러리스를 사용하는 사진 애호가들은 휴대성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관점에서 NIKKOR Z 14-30mm f/4 S를 평가하자면, 무척이나 매력적인 제품이다. 원래 미러리스는 미러가 없는 만큼 플렌지 백(마운트부터 센서 면까지의 거리)이 짧아져 렌즈가 길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렌즈는 침동식 구조를 채택함으로써 이 단점을 극복했다. 평소 대물렌즈 부분이 줌 링 안쪽으로 들어가 있다. 실제 촬영할 때는 줌을 돌려 대물렌즈를 빼내 경통의 길이를 늘이는 방식이다. 침동 시 길이는 약 85mm, 실제로촬영 시 가장 길게 렌즈를 빼내도 길이가 약 112.9mm에 불과하다. 무게도 매우 가볍다. 약 485g의 무게는 휴대성을 극대화한다. 이러한 휴대성은 니콘의 DSLR F마운트 렌즈와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좋다. 실제로 Z7에 마운트해서 들고 다녀보니, DSLR에 초광각 렌즈를 마운트 했을 때와는 체감 무게가 확실하게 달랐다. 이 정도면 미러리스와 최고 궁합이다.

NIKKOR Z 14-30mm f/4 S의 길이는 85mm, 무게는 485g으로 휴대하기 부담 없다. 니콘 F마운트 렌즈와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