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통한 대화 _ David Campany

2020-12-17 · ART_PHOTO

대표 이미지

데이비드 캠패니(@dialogue_aandd) by 큐레이터 나탈리 허시도르퍼(@nathalie.herschdorfer)

 

# 사진, 일상의 실천

대학교에서 사진과 영화, 비평 이론을 공부하면서, 사진을 찍지 않더라도 사진과 연결되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예를 들어, 교육, 글쓰기, 큐레이팅, 편집 같은. 나는 매일 사진을 찍는다. 사진 찍는 행위가 ‘비평가와 큐레이터’라는 직업적 활동을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통해 사진 작업 제작 결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사진이라는 매체가 생각과 행동을 어떻게 이미지로 변환하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더불어 장기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사진과 텍스트의 결합 등 다양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 몇 년 동안 35mm 필름 카메라, 디지털카메라, 아이폰을 차례대로 들고 다녔다. 1920년대에 빗대자면, 글쓰기나 말하기처럼 사진이 일상에서 무언가를 전달하는 ‘실천 행위’가 되길 바랐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시대 때는 사진을 인화해 친구들에게 우편으로 보냈지만, 지금은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다.

 

 

# 시각적 핑퐁

2017년, 일면식도 없었던 사진가 아나스타샤 사모이로바(Anastasia Samoylova)에게 사진을 통한 대화를 해보자고 말했다. 텍스트 없이 오로지 이미지로만. <Dialogue> 프로젝트는 마치 탁구와 같다. 플로리다에서 찍은 아나스타샤의 사진과 런던과 뉴욕에서 찍은 나의 사진을 번갈아 가며 올리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프로젝트를 각자의 관점에서 해석한다는 것. 스튜디오와 설치를 오가는 아나스타샤에게 이러한 ‘사진적 대화’는 자신의 작업과 큰 연관이 없겠지만, 나에게는 일종의 ‘관계’로 인식된다. 그러나 사진을 자세히 보고, 시각적으로 반응하는 일은 우리 모두에게 매혹적으로 다가온다.

 

# 의미 있는 교류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며,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다. 사진이 대중 친화적인 매체임을 확인시켜준 인스타그램은 사회문화적 역동성을 가속화했다. 그러나 대중이 올리는 사진은 클리셰에 가깝다. 사실 놀랄 일도 아니다. 프로젝트가 시작되자 아나스타샤는 올리버 웬델 홈즈 (Oliver Wendell Holmes)의 글 <Doings of the Sunbeam>(1863)을 보내주었다. 당시 그는 다른 대륙에 사는 두 명이 ‘다게레오타입’을 주고받으며,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은 일대일 교류를 넘어 일대 다수로 확장됐고, ‘의미 있는 교류’보다는 ‘표현’으로 무게중심이 쏠려 있다. 어찌 됐든 요즘 세상에선 나를 잘 포장해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니까. <Dialogue> 프로젝트는 SNS를 통해 올리버 웬델 홈즈가 말했던 것처럼, ‘의미 있는 교류’가 가능한지를 탐구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 디지털 vs 종이 매체

모니터든 벽에 걸린 종이 위든, 사진이 어디에 존재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는 ‘매체의 본질’로 귀결된다. 사진에는 ‘이미지 캡처(Capture)’가 있고, ‘이미지 출력(Output)’이 있다. 이미지가 완성되면, 이미지로 무엇을 할지 결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에 따라 활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Dialogue> 프로젝트도 가상의 공간에서 시작되었지만, 작업을 전시로 옮겨왔을 때는 분할 영상과 연속된 프린트(벽에 설치)를 이용했다. 또한, 작업 시퀀스를 자세하기 보여주기 위해 책도 출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