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의 파도에 물들다 _ 제이 안

2020-12-17 · ART_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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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와 ‘도시’에 대한 사랑으로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장면을 포착하는 제이 안의 초대전 <CITY SPECTRUM>이 열린다. 다채로운 색채의 작품들이 울긋불긋 물든 가을 풍경처럼 전시장을 수놓고 있다.

 

COLOR&CUBA.2010.Havana##07_100x150cm.Pigment Print

 

도시에 몸과 마음을 맡긴 채 셔터를 누른 것일까. 강렬한 컬러와 절묘한 순간을 담은 제이 안의 사진들은 보는 이의 오감을 자극한다. “수많은 색채들이 어울려서 하나의 명작을 만들어낸다.”라는 헤르멘 헤세의 말이 떠오를 정도다. 현재 화순군립 천불천탑사진문화관에서 진행 중인 <CITY SPECTRUM(도시 스펙트럼)>은 사진가 제이 안의 감각과 작업 세계를 온전히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제이 안은 그동안 파리, 뉴욕, 쿠바, 청계천을 찾아 연작을 탄생시켰다. <CITY SPECTRUM>에서는 그중 43점의 작품을 세 개 섹션으로 나누어 공개한다. 먼저 ‘COLOR&CUBA’에서는 제이 안이 쿠바에서 포착한 사진들을 감상할 수 있다. 블루, 레드, 그린, 옐로우 등 원색적인 페인트로 칠해진 쿠바 거리를 제이 안의 시선으로 감상한다면, 그곳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과 카리브해 연안의 찬란한 빛깔에 매료될 것이다.

 

CITY COLORS.2009.Paris#02 & #3_120x80cm.Pigment Print

 

친근하고 익숙한 도시 풍경을 느끼길 원한다면, 두 번째 섹션 ‘CITY COLORS’에 주목해보자. 제이 안이 광고와 공연 포스터로 가득한 뉴욕 도심에 주목한 사진들로, 자극적인 컬러와 세련된 사람들이 넘쳐나는 거리 풍경을 조화롭게 담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작가가 행인을 절묘하게 포착한 장면들도 매력적인데, 이는 결정적 순간을 위하여 구도를 설정하고 행인이 지나길 기다린 인내의 결과물이다. 파리에서 촬영한 작품도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초상화를 광고 소재로 활용한 벽을 지나는 남성과 한 여인이 버스에 그려진 에펠탑을 모자처럼 쓴 사진은 파리의 멋과 제이 안의 위트를 동시에 느끼도록 해준다.


마지막 섹션 ‘청계천’은 제이 안이 개발사업 이전에 청계천 일대를 기록한 사진들이다. 도심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다른 연작들과 결이 달라 보이지만, 철공소와 상가 골목에 존재하던 사람들의 일상을 상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제이 안의 컬러풀한 사진들은 인간미와 도시의 개성이 느껴진다. 다양한 도시민들과 사람의 흔적이 묻은 장소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제이 안 작품들 속 ‘색’은 그녀가 거주하거나 방문하면서 경험했던 도시들의 고유한 문화를 상징한다.”라는 김화자 교수의 말에 동의하게 되는 대목이다. 그런 점에서 <CITY SPECTRUM>은 보는 이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을 넘어, 사람들이 살아가는 도시와 공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전시다.

 

CITY COLORS.2009.Paris#05_80x120c.Pigment P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