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 Unconsciousness
의식적으로 자각되지 않는 정신의 내용 혹은 상태. 인간이 인식하지 못하지만 실제로 원하거나 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무의식이 의식으로 전환되는 것을 억지로 막으면 말실수나 정신질환 등의 문제가 일어나게 된다.

어린 시절 많은 시간을 외롭게 보내야만 했던 정성태. 그래서일까. <Me and My shadow(나와 나의 그림자)>는 자신의 어린시절에 대한 회상이자, 그로 인해 무의식 속 자리하게 된 아픔과 외로움을 불러내 치유하는 과정이나 다름없다. 정성태는 내면의 감정과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피사체를 우연히 발견하고 직관적으로 셔터를 누른다. 사진 하나하나가 곧 자신의 내적 형상을 상징하는 셈이다. 그런 까닭에, 건조하게 마른 수풀, 해골 모형, 얼굴에 연기가 자욱한 여인 등 그가 포착한 사진에는 하나같이 음산한 분위기가 감돈다. 정성태는 체르노빌의 폐허나 버려진 고려인 집 등 대부분 슬픈 역사를 품고 있는 현장에서 피사체를 촬영했는데, 자신의 무의식을 닮은 형상들을 쉽게 마주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정성태는 작업을 통해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도 나의 일부로 껴안을 때, 진정한 나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작업으로 내면의 어둠을 드러내 오히려 희망을 느낀다는 그의 말처럼, 정성태의 사진들은 보는 이에게 미묘하고도 고요한 울림을 전달한다.

정성태는 피사체와 그 대상을 둘러싼 공간에 주목하는 것에서 나아가, 이를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인화기법에도 집중한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결과물은 ‘피사체가 지닌 참된 의미를 대신 이야기하는 매개자, 주술사 같은 역할’인 것이다. 특히, 그가 판화지나 문켄 퓨어 러프지 위 ‘막에 미세한 구멍을 뚫고 잉크를 통과시켜 찍어내는 기법’인 스텐실 프린트(stencil printing)를 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거친 질감과 선명하지 않은 그 특징들이 작가의 어두운 상흔을 표현하기에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성태는 앞으로도 다양한 표현 방식을 통하여 무의식 속 내적 형상을 지속적으로 보여줄 것이다.
정성태 인류의 어두운 역사 현장에서 영감을 얻어 사진으로 표현하는 작가. 대표적인 작업으로, 유라시아로 강제이주 된 고려인의 삶을 다년간 담고 있는 <꼬레이스키 : 고려사람들>,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사고 현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포착하는 <체르노빌의 숨> 등이 있다. 2017년 경일대학교 일반대학원 사진영상학과에서 석 · 박사과정을 마쳤다. www.jungsungta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