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완벽한 지원사업은 없다!

2020-12-28 · ART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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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와 작가가 ‘지원금’에 목매는 것이 과연 올바른 현상일까. ‘기금형 전시’, ‘기금형 작업’은 정말 존재할까. ‘팔길이 원칙’은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해야 할까. 다양한 예술지원사업이 있지만, 2019년 문화·예술계를 가장 들끓게 했던 건 ‘서울문화재단의 공모 결과 발표 연기’일 것이다. 이로 인해 공간 운영자, 기획자, 예술가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1년 예술 농사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작년 여름과 가을, 종종 예술지원사업 관련 소식이 전해졌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하지만 얼마 전 2020년 서울문화재단의 ‘서울예술지원’ 공모 안내가 발표됐다. 올해의 사업은 어떤 부분이 보완됐고 어떻게 시행될까. 작년 한 해 혼란의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궁금증을 모아 서울문화재단에 몇 가지 질문들을 대신 물어보았다.

 

 

들어가며: 지원사업을 둘러싼 말 말 말

2019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지원사업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시각, 연극, 음악 등 문화예술 전 분야에 약 180억 원을 지원하겠다던 공모 결과 발표가 연기됐기 때문이다(3월 중순~4월 초에서 한 달 정도 늦어짐). 이에 서울문화재단은 신임 김종휘 대표 취임 이후 조직개편을 시행함에 따라 업무가 폭주해 심의가 늦어졌다고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늦어진 결과 발표는 공간 운영자, 작가 등의 1년 예술 농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마치 수능처럼 한 번 실패하면, 속된 말로 한 해가 망해버리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연극 기획자의 페이스북 글]

서울문화재단은 ‘세 차례 나누어 진행했던 정기공모를 통합 진행하면서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심의 건수가 증가했다’고 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지원서 접수를 받아봐야만 알 수 있는 것인가. 매년 지원사업공모를 진행하는 광역문화재단에서 이 정도도 예상하지 못했을 리가 없다. 왜 재단의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지원 사업 운영 때문에 가뜩이나 힘든 예술가들이 더 힘든 시기를 겪어야 하나. 예술가의 보릿고개가 길어지고 있다. 4~6월 극장을 대관했던 팀들은 대관을 취소하고 있고, 극장들은 텅 빈 극장을 채워보기 위해 긴급 대관 공고를 내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7년 차 직원의 페이스북 글]

신임 대표가 취임한 것이 2018년 9월이다. 그리고 이후 조직 개편 후 조직이 내부적으로 겪은 혼란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공고가 올라간 시점과 심의 진행하는 시점의 담당자가 바뀌고 담당 부서가 바뀌고 사무실 위치와 컴퓨터가 바뀌고 책임자가 바뀌었다. 지침은 복잡하고 시스템은 더 복잡하다.

 

[2019년 예술지원사업 정기공모 결과 발표 일정 지연에 대한 사과문]

현재 서울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 관계 기관 및 부처와 결과 발표 지연에 따라 축소된 사업 기간을 2020년도 초반까지 연장하는 것을 협의하고 있다. 사업 기간 연장은 e-나라도움 등 전산시스템 사용과 연결된 문제가 있어 현재 행정적,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해결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 (중략) 보다 정밀한 수준의 정기공모 지원 사업 운영방식 및 제도 개선을 위해 상시적인 예술계 현장 소통과 공동의 대책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개 논의 테이블은 정기 모임으로 조직화하여 이후 재단과 서울시 예술인 현장과의 상시적 소통 방안이 지속적으로 논의 및 제도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19. 6. 8 중앙일보]

지원 없이는 작품 제작은 물론이고 생계까지 걱정해야 하는 예술가들을 사지로 내몰고, 예정된 대관 신청이 취소돼 예술 생태계가 무너진다는 반발이 거셌다. ‘기승전-시민과 함께’를 외치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공성을 위해 예술성을 희생시킨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시민문화사업을 중시하는 서울시가 전통적인 순수예술지원을 줄여가는 수순이라 본 것이다.

 

 

공모의 맹점을 보완할 방법은 무엇일까?

지원서 작성에 능숙한 사람이 지원금을 받아 갈 확률이 높은 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받은 사람이 또 받게 되고, 기금을 받은 작가들의 전시에선 비슷한 흐름(정형화된 작업)이 보이곤 한다. 예술성은 둘째 치고, 문서 작성이 서툰 사람을 구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2019년 기준, 시각예술 지원사업을 보면, 크게 네 분야로 나뉜다. 1) 최초예술지원: 공공지원금 수혜 경험이 없는 청년예술인에게 예술 활동 경력을 쌓을 기회 지원(39세 이하). 2) 유망예술지원: 도전적이고 독창적인 시도로 예술계에 흐름을 제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유망 예술인을 선정해 집중 지원(개인전 2회 이상, 데뷔 10년 이하 예술인). 3) 예술작품지원: 문화예술 단체 및 예술인의 창작역량 강화 및 우수 창작 활동 촉진을 위한 예술작품 제작, 발표를 지원(1회 이상 개인전 수행). 4) 시각예술 중견작가 작품집 발간 지원: 시각예술 분야 우수 작가의 작업을 집대성한 작품집 발간을 지원함으로써, 한국 현대미술계의 동시대 흐름을 보다 풍성하고 체계적으로 아카이브(첫 개인전 이후 15년 이상 경력이 있는 작가)

 

[작가]

대학생을 ‘최초예술지원’ 대상자로 포함하지 않는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 진짜 ‘최초 작가’가 ‘최초예술지원’을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예술작품지원’에서 밀린 ‘기성 작가’가 ‘최초예술지원’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또한, ‘예술작품지원’에는 명확한 기준이 없다. 개인전 1회만 하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현재 중견작가 지원이 사각지대에 있는 건 사실이지만, 심사 들어갔을 때 “선생님 오셨어요.”라고 말하면 서로 애매하지 않은가. 이를 보완할 방법이 있을까. 또한, 최초예술지원과 유망예술지원, 예술작품지원 분야의 차별화되는 부분이 궁금하다. 세 분야에 동시 지원했는데, 콘텐츠는 유지하되 작업 제목만 달리하라는 피드백을 받았다.

 

┗ [서울문화재단 예술지원체계 개선 TFT]

서울문화재단 예술지원사업은 전문 예술인을 지원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대학생의 경우 아직 학업 중인 예비 예술인으로 간주하여 지원 대상으로 두고 있지 않다.

2020년 공모에서는 최초예술지원과 예술작품지원사업이 통폐합되어 다음과 같이 신청 단계가 구분된다. A(신진)는 예술계에 진입해 자신을 알리기 시작하는 단계로 5년 이내 정도의 활동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B(유망)는 예술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성장하고 있는 단계로 6~15년 정도의 경력, C(중견)는 예술계와 예술인/관객에게 영향을 주는 단계로 10년 이후 정도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예술인(단체)을 대상으로 한다. 과거보다 경력 단계를 보다 세분화하여, 예술계 내 유사한 경력군간 심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단, B(유망)와 유망 예술지원사업 99℃는 상이한 사업이다. (위는 통상적인 분포를 제시한 것으로 절대적인 신청 자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공고문에서 제시하고 있는 신청 자격을 숙지한 후 본인에게 맞는 단계를 선택하여 신청하길 바란다)

또한, 특성을 고려하여 단계별 선정 기준 역시 모두 상이하게 설정되어 있다. 예를 들어 동일한 ‘과거 활동 내역’이더라도, A(신진)에서는 활동이 아직 충분치 않고 완성도가 다소 부족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작업에 대한 고민 정도, 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노력 등을 중심으로 심사한다. 반면, B(유망)의 경우 활발한 활동을 진행 중이라는 전제하에 ‘과거 활동 내역’에 대한 우수성, 완성도 등을 조금 더 집중적으로 검토한다. 이처럼 단계별 지원 목적에 따라 상이한 기준과 배점으로 심의를 진행한다.

 

[작가]

데뷔 후 지원사업에 다섯 번을 ‘꾸준히’ 지원했다. 그런데 나와 비슷한 시기에 지원한 모 작가는 매년 공모에 선정돼 전시를 열었다. 작품이 별로여서 그런 건지, 문서 작성이 서툴러서인지, 아니면 심사위원들의 성향에 의해 결과가 좌우되는 것인지 나름 궁금했다. 아울러 공모 선정에 있어서 폭넓은 작가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중복 선정 제한에 대한 특별한 룰은 없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 [서울문화재단 예술지원체계 개선 TFT]

중복 선정 제한에 대한 특별한 룰은 없다. 단 한 번 지원받는 것으로 작업을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중복으로 선정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2020년부터 심의 방식이 대폭 변경됐다. 12~14개의 세부 지표로 심의가 이루어지며, 지원 신청서 양식 또한 각 세부 지표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지표별로 구분해 작성하게 되어 있다. 지원 신청서에는 칸마다 ‘어떤 세부 지표를 평가하는지, 이를 위해 어떤 내용을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안내와 예시가 기재되어 있다. 이를 통해 지원서 작성에 능숙하지 않더라도 해당 칸의 안내대로 작성 시, 심의 위원들이 지원자의 작업 세계, 작업 철학, 하고자 하는 계획 등 다양한 심의 기준들을 더욱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자 한다.

 

 

내가 받는 지원금이 왜 남들보다 적게 느껴질까?

잘 쓴 지원서란 과연 무엇일까. 나는 지원서를 잘 썼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작가들보다 지원금을 적게 받는 경우는 무엇일까. 사진 매체의 한계 때문일까. 전시를 평가하는 사람들의 기준에도 물음표가 붙는다. 행정적으로 능숙해 보이는 것이 정말 중요할까.

 

[지원사업 실무자]

다수에게 불만족을 줄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이 사업이 합리적으로 가는 것인지 충분히 의심해볼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혼자 결정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문서도 온라인상에 공개된다. 누군가에게 특정 이익을 준다고 한들, 직원이 무슨 이익을 얻을 수 있을까. 특정인이 못해서라기보다, 결과적으로 지원서 작성이 조금 더 능숙한 사람이 선정되는 것이다. 이들은 예술지원사업이 주목하는 지점을 잘 파고든다. 또한, 지원사업도 모니터링을 한다. 전시를 마쳤는데, 관람객 평도 좋고, 정산도 깔끔히 했다. 당연히 평가가 좋을 수밖에 없다. 다음 해 지원할 때 이 부분을 고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업무 실적이 좋은 사원의 연봉을 올려주는 것과 비슷하다. 이러한 불합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계속해서 다양한 지원 분야를 만들고, 정산 없이 지원금을 주는 프로그램도 만드는 것이다. 예술인 복지 재단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작가]

작업과 전시를 평가할 때 질보다는 양을 우선시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한 번은 전시장을 지키고 있는데, “사진이 더 많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라는 말을 들었다. 작품 수가 많다든지, 몇 명의 관객이 참여했다든지 같은 ‘행정적으로 풍족하게 보이는 것’이 예술지원사업을 실행하는 데 있어 중요한 평가 요소일까.

 

┗ [서울문화재단 예술 지원체계 개선 TFT]

작품 수와 관람객 수 등 정량적인 사업 결과는 평가의 지표로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 성과 보고서 내 작성 항목이 있는 것은 재단이 자료 작성 등을 위해 참고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작가]

11월 갤러리 대관료는 말 그대로 ‘시가’다. 명시된 지원사업 마무리 날짜는 12월 31일이지만, 재단에서는 정산을 핑계로 되도록 11월까지 전시를 마무리하라고 한다. 3~4월 결과가 발표된다고 해도 통장에 지원금이 들어오는 시기는 한참 뒤고, 될지 안 될지 모르니까 일단 ‘공간 미확정’으로 신청했는데, 선정되면 막상 합리적인 가격으로 전시할 공간이 없는 것이다. 이를 아는 갤러리들은 마치 할증처럼 대관료를 올린다. 지원금을 받지만, 대관료 지출이 만만치 않아 작가들이 어려움을 겪는다. 총 지원금을 줄이더라도, 대관료 부담이 없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서울문화재단과 계약을 맺은 갤러리에서 전시(지원사업 실행)를 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 [지원사업 실무자]

생각보다 많은 갤러리의 회계 처리가 안 된다. 갤러리에서 공공기금을 유용하는 것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정부가 갤러리에게 대관료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 시장 논리에 맡기는 것이다.

 

┗ [서울문화재단 예술지원체계 개선 TFT]

현재 운영하는 <청년예술공간지원사업>에 선정된 공간을 청년예술인이 신청할 경우 할인된 금액으로 대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대관과 관련된 부담을 일부 해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작가]

‘지원금을 잘게 쪼개서 많은 수의 작가가 받는 것’과 ‘금액을 높이고 지금보다 지원받는 작가 수를 줄이는 것’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시각예술 분야를 보면, 대략적인 지원금 가이드가 있다. 사진은 평균 600~700만 원, 회화는 800~1,000만 원, 설치·조각은 1,000~1,200만 원이다. 항상 작가들은 최대치로 신청하지만, 선정된 후 삭감되는 게 일반적이다. 사진으로 작업한다고 하면, 700만 원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어떤 작업은 두 개의 액자(프린트 포함)만 하더라도 700만 원을 훌쩍 넘을 때가 있고, 어떤 작업은 작은 크기로 1,000장 프린트하는 것도 있다. 후자의 경우 분명 100~200만 원이면 충분한데, 나중에 정산할 때는 700만 원을 사용했다고 보고한다. 작업 내용과 규모, 장소 등의 타당성을 꼼꼼하게 살펴봐줬으면 한다.

 

┗ [지원사업 실무자]

‘사진’이라서 지원금이 적다는 말에는 어폐가 있다. 회화가 많이 받는 것도, 설치작업인데 700만 원도 못 받는 것도 봤다. ‘최초예술지원’의 경우 너무 대가처럼 하는 것이 아니라, 작업의 일련 과정을 잘 보여주는 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잘 쓴 서류를 보면, ‘세분화’를 잘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사진작가들은 이런 부분이 다소 미흡하다. 결과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작업 노트만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이 대부분이다. 심사위원 입장에선 작가가 사리사욕 채우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설치·조각의 경우 준비과정, 재료, 만들어지는 과정 등을 고려해서 심사한다.

 

 

서교예술실험센터 일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시각예술 지원사업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서교예술실험센터 일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번에는 임대 계약이 연장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마포구와의 계약이 끝나면, 이 부지에 행복주택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는데, 마포구에 서교예술실험센터가 이전할 만한 부지가 없다고 한다. 이를 대비해 서울문화재단이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을까. 혹, 서교예술실험센터가 문을 닫으면, ‘시각예술’ 분야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결국엔 돈만 남는 지원사업이 되는 것일까.

 

[작가]

‘홍대 앞에서 벌어지는 소소하지만, 창의적인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서교예술실험센터의 ‘소액다컴’에 선정돼 50만 원을 받은 적이 있다. 비록 소액이지만, 전시 경험 덕분에 작가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또한, ‘최초예술지원’, ‘유망예술지원’이 박원순 시장의 ‘청년’ 키워드와 함께 성장했지만, 사실 그 전신에는 서교예술실험센터의 99℃가 있다. 우리나라는 공신력을 좋아하지 않는가. 서교예술실험센터는 서울문화재단 소속이라 공신력이 있다. 작가 이력에도 도움이 된다. 서울문화재단은 서교예술실험센터가 없어져도 별다른 타격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시각예술 작가는 적은 돈이라도 큰 힘이 된다. 이게 사라져버리면 시각예술은 어디서 작업을 시작해야 할까. 문래예술공장으로 가라고 하겠지만, 그쪽은 다원 예술 전문이라 전시할 공간이 없다.

 

┗ [지원사업 실무자]

앞으로는 중앙에서 직접 시행하는 사업이 민간으로 많이 갈 것이다. 2000년대 초반에는 공간과 인프라가 부족해 서교예술실험센터가 주목받았겠지만, 지금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공간이 늘어났다. 작가들이 더 좋은 공간을 찾아 떠나는 것 같다. 서교예술실험센터가 없어지더라도 대체할 수 있는 공간이 분명 나타날 것이다.

 

┗ [서교예술실험센터]

지난 11월, 민간 거버넌스 시스템 ‘공동운영단’과 ‘서교예술실험센터 일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현재로서는 ‘백지상태’다. 아직 마포구와의 계약 기간이 남아 있고, 행복주택 사업도 몇 년 후에 시작될 것이기에 지금으로서는 구체적으로 대답하기가 어렵다.

 

2020년 예술지원사업의 방향?

2019년 여러 가지로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고보조금 통합정산 시스템 ‘e나라도움’ 보이콧, 예술창작지원(창작준비지원, 창작활동지원), 예술기반지원(비평, 아카이빙, 연구모임 등 지원) 등 문화·예술계 의견을 반영해 변화하려는 모습이 긍정적으로 다가온다. 2020년 지원사업(특히, 시각예술)은 얼마나 어떻게 달라질까.

 

[서울문화재단 예술지원체계 개선 TFT]

서울문화재단 예술지원사업 개선 방향과 핵심가치를 지원금을 배분하는 관리자에서 예술 현장의 파트너로 역할을 전환하고, 예술작품 중심 지원에서 창작 주체인 예술인 중심으로 전환했다. 그리고 주로 창작물의 결과발표에 한정된 지원에서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창작과정을 지원하고 관련 환경을 구축하는 것으로 설계됐다. 이에 따라 시각예술 분야에는 창작 결과물이 아닌 창작과정을 인정하는 ‘활동비’를 확대(신설)했다. 또한, 예술인의 직접적인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예술창작지원’과 예술인의 창작활동에 필요한 예술생태계 구축을 지원하는 ‘예술기반지원’으로 구분하여 체계적인 지원을 계획했다. 그간 직접 지원에만 비중을 두었던 것에서 2020년에는 예술계 활성화를 위하여 비평 활성화, 연구와 담론형성, 아카이빙, 컨설팅, 네트워크 등에 대한 기반 지원을 통해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창작 환경을 지원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