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과 백 _ 라도스와프 카즈미에르자크

2020-12-30 · ART_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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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도스와프 카즈미에르자크(@radkm) by 포토그래퍼 김연제(@kimyeonjeoryeonjehyung)

 

# 흑과 백

자동차 공장 소속 사진가로 일했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사진을 시작하게 됐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시기에 사진을 배워서 그런지 여전히 아날로그 장비가 익숙하다. 다큐멘터리와 초상사진을 주로 찍으며, 시간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장면을 기록하는 데 관심이 있다. 또한, 화려한 색을 지닌 도시를 흑백으로 담는 걸 좋아한다. 대상을 단순화한 흑백사진은 보는 이의 시선을 단번에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흑백 작업을 할 땐 구성과 빛, 스토리텔링에 심혈을 기울인다.

 

 

# 목탄화 같은

사진이 그래픽 혹은 회화 같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팬포커스(Pan focus, 전경 후경 모두 선명하게 촬영)’가 큰 역할을 했다. 1990년대 후반, 집 화장실을 개조한 암실에서 사진을 배우기 시작했다. 당시 암실에서 현상과 인화를 하며, 마스킹(Masking, 색과 명암을 수정하는 일)의 위대함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 과정이 회화 작업의 일부분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일종의 ‘마술적 리얼리즘’이라고나 할까. 셔터를 누르기 전, 어느 부분을 마스킹 할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내 작업의 핵심이다. 온전히 내가 원하는 부분만 강조하는 것이 나름의 원칙이다.

 

# 인스타그램 알고리즘

팬데믹으로 인해 세상이 변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진가는 인스타그램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 중 하나라고 믿는 듯하다. 홍보는 물론이요, 판매까지 할 수 있으니까. 더욱이 인스타그램을 멋지게 꾸미면, 작업 의뢰도 들어오는 세상 아닌가. 어찌 됐든, 인스타그램은 자신의 작업을 전방위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효율적인 플랫폼이다. 그런데 인스타그램이 점점 단편적으로, 또 상업적으로 퇴보하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 모든 사진가의 유일한 목표가 ‘팔로워’와 ‘좋아요’ 숫자를 늘리는 것처럼 보인다. 인스타그램에는 흥미로운 콘텐츠가 많지만, 알고리즘은 항상 비슷한 스타일의 사진으로 나를 이끈다. 그래서 요즘에는 사진 보는 일이 금세 질릴 때가 있다.

 

# 디지털 vs 종이 매체

스크린으로 사진을 보는 것과 프린트를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부분 사진가는 자신의 작업을 훌륭하게 프린트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좋은 결과물을 보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멋진 프린트와 조명, 독특한 디스플레이 방식이 어우러진 갤러리 안에 있으면, 형언하기 어려운 감정을 느끼지 않는가. 반면, 인스타그램은 단지 ‘빨리빨리’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이다. 손가락으로 스크롤을 내리다가 마음에 드는 사진을 발견해도, 정작 보는 시간은 1초 정도다. 예술을 진지하게 생각해 볼 시간을 주지 않는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점은 인스타그램이 사람들이 예술을 친숙하게 받아들이도록 한다는 것. 둘의 간극을 줄이는 게 나의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