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개인전(1998) _ 이정록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이정록은 석사청구 개인전을 위해 일주일에 3~4일을 김제, 나주, 부안, 정읍 등지에서 보냈다. 그는 홀로 들에 서서 대지에 햇빛이 쏟아지기까지 기다렸다가, 밑에서 꿈틀거리던 음기와 위에서 쏟아지는 양기가 서로 뒤엉켜 격렬하게 요동치는 그 순간을 기록했다. 흑백필름에 박제된 ‘자연의 정기’를 표현하기 위해 (코닥 엘리트 파인아트 인화지를 구하고 싶으면 이정록에게 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많은 인화지로 테스트를 했고, 암실 한 구석에 쓰러져 잠들 정도로 인화에 온 힘을 다했다. 이렇게 탄생한 작업이 바로 <남녘땅>이다. 그러나 전시 기획은 녹록지 않았다. 이정록이 전시하길 원했던 인사동 갤러리의 큐레이터가 “우리는 사진 전시 안 합니다.”라고 말했기 때문. 어쩔 수 없이 예전에 그룹전을 했던 갤러리를 찾아가 대관 신청을 했다. 비록 사진이 인사동에서 그런 대접을 받았던 시기였지만, 전시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는 1998년 그가 28세이던 해, 첫 개인전 때의 일이다.